[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단독 2위까지 점프했다. 3연승을 달리며 승패차 '+4'까지 승수를 벌어놨다. 지금껏 '5할 승률'을 지켜내기 급급했다면 이제는 더 높은 곳을 향해 치고 올라갈 발판을 마련했다고도 볼 수 있다.
지난해에도 LG는 6월까지 상위권을 유지했다. 정확히 1년 전인 지난해 6월11일, LG는 34승24패로 선두 SK에 승차 없이 단독 2위에 올라 있었다. 그러나 이후 추락을 거듭하며 결국 공동 6위로 시즌을 마쳤다.
지난해 LG의 '급추락'에는 크게 두 가지 원인이 있었다. 하나는 뒷문의 불안, 다른 하나는 부상병들의 속출이었다. 지난해 LG가 가장 먼저 30승 고지를 밟고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최초의 팀으로 남게 된 이유다.
지난 시즌 초반의 선전 역시 예상 밖이었다. 주키치와 리즈 두 외국인 투수가 보여준 기대 이상의 선전과 혜성처럼 나타난 박현준 때문이었다. 그러나 부실한 뒷문으로 승리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졌다. 결국 주키치, 리즈, 박현준 등 선발 '3인방'이 한 번씩 불펜 투수로 등판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후 LG는 오지환, 이대형, 이진영, 이택근, 박경수 등 주전들의 줄부상과 함께 마운드에 찾아온 과부하를 이겨내지 못했다. 벌어놨던 승수를 전부 잃고 전반기를 41승41패, 정확히 '승률 5할'로 마쳤던 LG는 후반기 다시 살아나지 못했다.
올 시즌이 지난해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바로 튼튼해진 뒷문을 꼽을 수 있다. 유원상과 봉중근이 버티고 있는 불펜은 LG의 7회 이후를 편안히 지켜볼 수 있게 해준다. 유원상은 벌써 30경기에 등판해 2승 1패 3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10을, 봉중근은 15경기에 등판해 12세이브 평균자책점 1.32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 중이다.
뒷문 강화와 함께 마운드에서 달라진 점이 또 있다. 선발 로테이션이다. 지난해에는 5~6명의 고정 선발 로테이션을 운영했다면 올 시즌에는 주키치, 리즈, 이승우를 제외하고는 4, 5선발이 계속해서 바뀐다. 무더위 체력 저하를 대비한 김기태 감독과 차명석 투수코치의 포석이다.
올 시즌 1군 선발 경험이 있는 임찬규, 임정우, 최성훈 등은 2군에서 컨디션 조절을 하며 혹서기를 대비하고 있다. 김 감독이 말하는 '대기전력'인 셈이다. 그 외 김광삼, 정재복 등도 1,2군을 오가며 선발진에서 알토란같은 역할을 해내고 있다.
물론 부상병은 올 시즌에도 나타나고 있다. 주전 외야수 이진영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간 결장이 예상되고, 올 시즌 외야수로 출전하며 큰 힘을 보탰던 박용택도 어깨 부상으로 수비가 어려운 상태다. 시즌 초반 쏠쏠한 활약을 펼쳤던 류택현도 갈비뼈 부상으로 한 달 이상의 공백을 갖고 지난 4일에야 1군에 재등록됐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이천웅, 최영진 등 신인급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부상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류택현이 빠진 상황에서도 LG 마운드는 무리 없이 돌아갔다. 부상병 발생 이후에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는 것 역시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다.
LG는 12일부터 선두 SK를 홈으로 불러들여 주중 3연전을 치른다. 15일부터는 올 시즌 1승5패의 열세를 보이고 있는 KIA와의 주말 3연전이 예정돼 있다. 예상을 깨고 순항을 거듭하며 단독 2위까지 치고 올라간 LG. 지난해와 달라졌다는 느낌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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