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퍼시픽리그 '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대호(30, 오릭스)에게 무시무시한 추격자가 달려오고 있다. 지난해 홈런왕 나카무라 다케야(29, 세이부)가 엄청난 속도로 홈런수를 쌓아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미 이대호는 단독 선두였던 홈런 부문에서 나카무라에게 공동 선두 자리를 허락했다. 나카무라는 지난 5일 시즌 10호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최근 4경기에서 5방을 터뜨리는 등, 교류전 들어서만 9개의 홈런을 쏘아올리고 있는 괴력의 나카무라다.
이대호 역시 불붙은 타격감을 자랑했다. 5월 한 달간 타율 3할2푼2리(87타수 28안타) 8홈런 19타점을 기록하며 5일 발표된 퍼시픽리그 타자 부문 5월의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홈런 랭킹에서도 9개를 기록 중이던 페냐(소프트뱅크)를 누르고 단독 선두로 도약했다.
페냐가 최근 주춤하는 가운데 나카무라가 급피치를 올리며 이대호와 치열하게 홈런 레이스를 벌일 전망이다. 나카무라는 지난해 저반발 공인구의 영향으로 일본 프로야구 전체 홈런수가 1천605개에서 939개로 줄어든 가운데서도 48개의 홈런을 친 선수다. 2위와는 무려 23개나 차이가 났다.
이대호의 활약이 살아나면서 국내 팬들은 이대호의 일본 무대 홈런왕 등극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 추세라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이대호는 5일 현재 타율 2할8푼8리 10홈런 32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은 공동 선두고 타점도 1위 나카무라에 5점 뒤진 4위에 올라 있다.
만약 이대호가 올 시즌 홈런왕에 오른다면 일본 무대에서 타이틀홀더가 된 첫 번째 한국 선수로 기록된다. 주니치 시절의 선동열 감독은 번번이 '대마신' 사사키 가즈히로의 벽을 넘지 못하고 구원왕 타이틀을 놓쳤고, 요미우리에서 뛰던 이승엽도 2006년 41개의 홈런을 때렸지만 타이론 우즈에게 홈런왕을 양보해야 했다.
일본 진출 첫해 연착륙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대호. 내친 김에 홈런왕 타이틀도 노려볼 만하다. 관건은 또 다른 홈런왕 후보 나카무라와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최근 5경기에서 홈런을 추가하지 못한 이대호의 방망이가 강력한 경쟁자의 출현으로 다시 분발하며 힘을 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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