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마루프 봉쇄가 과제.'
박기원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남자배구대표팀은 오는 6월 1일부터 10일까지 치러지는 2012 런던올림픽 세계예선전에 나선다.
대표팀은 30일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이번 세계예선전이 열리는 일본 도쿄로 떠났다.
12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는 한국 남자대표팀은 세계예선전에서 첫 상대로 이란을 만난다. 그런데 박기원 감독과 이란은 깊은 인연이 있다.
박 감독은 '이란배구의 대부'로 꼽힌다. 한국, 일본, 중국에 밀려 아시아에서 2류 팀으로 꼽히던 이란은 박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신흥 강호로 떠올랐다.
박 감독이 이끈 이란대표팀은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듬해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는 이란배구 역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꺾는 등 3위를 차지했다.
박 감독은 현재 이란 사령탑을 맡고 있는 훌리오 벨라스코(아르헨티나) 감독과도 서로를 잘 안다. 이탈리아에서 선수와 지도자로 오랜 기간 함께 활동했고 국제대회에서도 여러 차례 만났기 때문이다.
이란은 이번 세계예선전을 위해 주전 세터 사에드 마루프(칼레 마잔다렌)를 다시 대표로 불러들였다. 이란 유스대표팀(19세 이하)에서 뛰던 마루프를 눈여겨 보고 성인대표팀으로 맨 처음 끌어 올린 이가 바로 박 감독이다.
마루프는 2007년부터 성인대표팀 주전 자리를 꿰찼다. 2008 베이징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 이란은 베이징행 티켓 획득에 실패했지만 마루프는 베스트 세터상을 받았다. 그러나 마루프는 지난 2년 동안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벨라스코 감독과 불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마루프는 메흐디 마흐다비(사이파)를 주전으로 올린 벨라스코 감독의 선수 기용 방식에 불만을 나타낸 뒤 대표팀을 떠났다. 하지만 이란은 런던 올림픽 티켓을 따기 위해 마루프가 필요했고, 그에게 다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혔다.
마루프가 있는 이란은 만만찮은 전력이지만 박 감독은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감독은 "마루프는 한선수나 권영민이 충분히 견제할 수 있는 선수"라며 "이란은 이번 세계예선전에 주전 센터 한 명과 왼손잡이 라이트가 빠졌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지난해 일본에서 열린 2011 월드컵과 견줘 이번 세계예선전 참가하는 멤버에 변화가 있다. 박 감독은 "신영석(드림식스), 이선규, 윤봉우(이상 현대캐피탈)가 뛰고 있는 센터 전력은 이란에게 크게 밀리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신)영석이의 무릎 상태가 좋지 않다"고 걱정했다.
이란에서는 마루프 외에 센터인 알리레자 나디(칼레)와 1991년생으로 신장 203cm의 라이트 공격수인 아미르 가포르(바루 에산스)가 경계대상으로 꼽힌다.
박 감독은 "이란과 첫 경기에서 단추를 잘 꿰면 나머지 경기에서 충분히 올림픽 본선 티켓을 노려볼 수 있다"고 했다. 남자의 경우 이미 런던행 티켓을 손에 넣은 여자대표팀과 비교해 볼 때 여유가 없는 편이다.
세계예선전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하거나 아시아 팀들 중에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라야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한다.
한편, 한국이 두 번째로 만나는 세르비아는 이번 세계예선전에 그 동안 대표팀 붙박이 오른쪽 공격수로 활약한 이반 밀류코비치(페네르바체)를 데려가지 않았다. 밀류코비치 대신 샤샤 스타로비치(라티나)가 주전 라이트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세르비아의 주전 세터는 국내 팬들에게도 얼굴이 익숙한 블라도 페트코비치(움브리아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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