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넥센의 매서운 뒷심, 김시진 감독도 인정했다.
올 시즌 넥센의 역전승은 모두 7차례로, 8개 구단 중 가장 많다. 지난해 넥센의 역전승은 가장 적은 20차례에 불과했다. 1위 삼성(41 역전승)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역전패(29패)는 세 번째로 많았다. 넥센이 최하위로 시즌을 마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였다.
그랬던 넥센이 달라졌다. 시즌 초반부터 넥센의 저력을 확인시키는 경기가 속출했다. 넥센은 지난달 28일 청주 한화전에서 강정호의 결승포를 앞세워 7-5로 역전, 5연승을 달렸다. 팀 최다 연승 기록은 지난 2009년 세운 6연승이다. 그보다 앞선 26일 5-7로 뒤지다 9회 4점을 뽑아 9-7 역전승을 거둔 LG전은 '넥엘라시코'다운 치열한 경기였다.
13일 SK전서도 넥센의 뒷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SK가 2회말 정상호의 솔로포로 선취점을 올렸다. 반면 넥센은 SK 선발 이영욱에 막혀 7회까지 무안타로 꽁꽁 묶였다. 타선 침묵이 길어지며 영봉패의 기운이 짙게 드리워진 9회초, 넥센이 강정호의 홈런으로 막판 추격에 나섰다. 9회초 2사 후 강정호가 엄정욱으로부터 동점 솔로포를 뽑아낸 것이다.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놓고 1-1로 맞선 양 팀은 결국 연장전에 돌입했다. 넥센은 11회말 임훈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1-2로 패했지만 달라진 넥센의 뒤심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한 경기였다.
김시진 감독은 "8회가 돼야 그나마 숨통이 조금 트인다. 7회까진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지고 있어도, 이기고 있어도 경기가 언제 뒤집힐지 모르니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더구나 선두 SK와 7위 KIA의 승차가 단 3.5경기 차에 불과할 정도로 순위 싸움은 안갯속이다. 삼성과 함께 공동 5위인 넥센은 SK에 불과 3경기 뒤져 있다. 3연전을 한 번만 스윕해도 순위가 대폭 바뀔 수 있다.
김 감독은 "이맘쯤 되면 대략적인 윤곽이 나오는데, 올해는 전혀 모르겠다"며 웃었다. 이같은 혼전의 중심에 넥센이 있다. 넥센은 지난해 5월 22일 최하위로 내려앉은 뒤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젊은 투수들의 성장과 강력한 클린업 트리오의 활약으로 예상 밖 분전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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