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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의 Feel이 있는 시선]에닝요 특별귀화, 여론 수렴 과정 확실히 거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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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기자] "한국 사회가 다문화, 국제화 시대로 가는 것을 생각하면 (에닝요의 특별귀화를) 검토해도 될 상황이지 않나요?"

대한축구협회는 축구대표팀 최강희 감독의 추천을 받아 브라질 출신 에닝요(31, 전북 현대)와 몬테네그로 출신 라돈치치(29, 수원 삼성)의 특별귀화를 추진했다. 대표급 기량을 가진 이들에게 국익에 기여할 수 있도록 특별귀화 혜택을 주자는 것이다.

황보관 기술위원장이나 축구협회는 에닝요의 특별귀화에 대해 "일본이나 독일 등도 귀화 선수가 대표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한국도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는 추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에닝요의 A대표팀 발탁이 이상할 것도 없다"라는 반응을 내놨다. 그러나 지난 7일 대한체육회 법제상벌위원회에서 에닝요는 추천 불가 판정을 받았고, 라돈치치는 보류지만 긍정 검토라는 여지를 남겨뒀다.

에닝요의 불가 판정 이유는 명확했다. 한국어를 전혀 구사하지 못하는 것이 낙제점으로 꼽혔다. 단 10분도 안돼 에닝요의 면접은 끝났다. 심사위원들에게 진정성을 각인시키지 못한 것이다. 반면, 라돈치치는 40여분에 걸쳐서 자신이 한국 국가대표를 꼭 해야 하는 이유를 유창한 한국어로 설명하며 심사위원들을 설득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라돈치치는 자신의 뜻을 확실하게 알려줬다. 향후 시범 사례로 꼽힐 수 있어 에닝요는 부적격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적어도 국가대표를 염두에 둔 것이라면 한국에 대한 이해는 필요한 것 아니냐"라고 전했다.

에닝요의 경우 지난 1월 전북의 브라질 전지훈련에서 귀화 의사를 밝혔다. 대표팀 선발 여부는 나중 문제고 한국 귀화 자체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에닝요는 지난 2007년부터 대구FC에서 두 시즌을 활약했고 2009년부터 올해까지 전북에서 뛰고 있다. 한국에서 5년 이상 거주해 귀화를 위한 세부 조건은 충족된다.

축구협회에서 주장하는 해외 귀화 선수들 사례의 경우 혼혈이거나 해당 국가의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등 이미 그 나라에 동화가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폴란드 태생인 독일 국가대표 루카스 포돌스키나 네덜란드 출신으로 일본에 귀화해 일본어에 능통한 마이크 하베나르 등이 그렇다.

보통 일반 귀화 과정에서는 한국어 구사를 필수요건으로 본다. 한국에 대한 관심도를 측정하는 주요 기준이 언어라는 차원에서다. 애국가를 부른다거나 한국의 정치, 문화, 경제 상황에 대한 이해를 묻는 필기시험도 거쳐야 한다. 외국 국적자가 한국인이 되기 위해서는 당연한 절차이기도 하다.

반면, 특별귀화의 경우 이중국적이 허용되는 만큼 진정성에 대한 의심을 피할 수 없다. 돈벌이를 위한 귀화가 될 수 있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한국어를 조금이라도 구사할 수 있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에닝요의 경우 한국 국적을 취득하면 아시아 쿼터제를 활용할 수 있어 전북이나 에닝요 모두에 유리하다.

프로농구의 경우 귀화 혼혈 선수를 위해 한국어 교육을 하는 등 나름대로 과정을 거쳤다. 이런 과정을 거친 이승준(전 서울 삼성)이 국가대표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섰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여론을 형성해 대표팀 승선에 어색함이 없도록 한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물론 에닝요는 간단한 영어로 전북 선수들과 대화를 하는 등 팀 융화에는 큰 문제가 없다. 실제 에닝요는 "아프다", "배고프다" 등 단어를 조합한 한국말 정도는 할 수 있다. 대표팀도 이런 점을 평가하고 있다.

다만, 이번에 에닝요의 특별귀화를 추진하면서 축구협회가 너무 성급하게 일을 처리하려는 듯한 인상을 보인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상급단체인 체육회가 불가 판단을 내렸다고 조중연 회장이 직접 법무부 장관을 만나 협조 요청을 하는 모양새도 이상해 보일 수밖에 없다. 에닝요가 귀화를 하려는 진의나 최 감독의 대표팀 '전력 강화'라는 순수한 목적과 상관없이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점에서 그렇다.

한국 사회가 다문화 사회로 향하는 것은 맞다. 향후 대표팀에 혼혈이나 외국 출신 선수가 발탁되지 않으리란 법도 없다. 현재 한국 유소년 축구에서는 한국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골키퍼 김로만을 비롯해 다수의 혼혈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향해 뛰고 있다.

그러나 다문화 사회와 특별귀화는 별개의 문제다. 한국에서 태극마크의 가치가 특수한 성격을 띤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그만큼 의견 수렴 과정이 성의있고 차분해야 한다는 뜻이다. 타 종목과의 연계성도 생각해야 한다. 체육회의 에닝요에 대한 판단을 축구협회가 잘 짚고 앞으로라도 매끄럽게 일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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