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리그 최고 투수를 상대로 이기는 법은 하나다. 최대한 실점을 억제하면서 주어진 공격 기회를 살리는 것이다. 어차피 대량득점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적게 내고 지키는' 수밖에 없다. 8일 잠실에서 SK는 이런 점을 재입증했다.
이날 SK가 맞선 상대는 두산 에이스 니퍼트. 이날 경기 전까지 4승1패 평균자책점 2.01을 기록한 최상급 투수다. SK는 니퍼트를 상대로 적시에 투수를 교체하는 '벌떼 마운드'로 맞섰다. 선발 이영욱과 엄정욱, 임경완에 이어 박희수와 정우람을 줄줄이 투입했다. 승리조를 잇달아 내세운 덕에 SK는 승리의 토대를 구축할 수 있었다.
SK의 마운드 운용은 멋지게 들어맞았다. 계투진이 두산 타선을 단 1점으로 틀어막은 가운데 타선은 승리의 최소 조건을 충족시켰다. 2점을 뽑아내준 것이다. 한정된 기회마다 주자를 불러들이며 투수진을 지원했다.
1-1 동점이던 6회초 SK는 천금같은 결승점을 뽑았다. 최정과 이호준이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자마자 SK 타선은 힘을 냈다. 박재홍의 볼넷에 이어 김강민의 우전안타로 2사 1,3루. 이어 조인성은 좌전안타로 박재홍을 불러들여 리드를 잡았다.
나머지는 투수진의 몫. 선발 이영욱이 4이닝 1실점으로 선방하자 이어 투입된 엄정욱은 2.1이닝을 무실점 처리했고 4번째 투수 박희수가 1.2이닝을 막았다. 9회 등판한 마무리 정우람은 두산의 마지막 공격을 가볍게 막아내고 세이브를 챙겼다. SK가 2-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SK는 팀 순위가 3위에서 순식간에 1위로 올라섰다. 2위였던 두산에 반경기 차로 앞섰을 뿐 아니라 이날 삼성에 1-2로 패한 롯데마저 승차 없이 승률에서 제쳐 1위 자리를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두산 선발 니퍼트는 7이닝 7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이 침묵한 탓에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만수 SK 감독은 경기 뒤 "이영욱이 4회까지 잘 던져줬고 엄정욱도 생각대로 잘 던졌다. 결정적인 건 조인성이 투수리드도 잘 해줬고 (결승점) 해결도 해줘서 수훈갑이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박희수 정우람이 훌륭하게 잘 막아줬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점수가 나지 않는 부분에서 조금은 조급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내일부터는 침착하게 좋은 경기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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