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박)재홍아, 오늘 잘 쳤다. 기분이 참 좋다."
김용희 SK 2군 감독이 박재홍에게 보낸 모바일 메신저 내용이다. 2군에 머물던 박재홍이 1군에 올라와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자 격려의 문자를 보낸 것이다.
김 감독과 박재홍은 '카톡 친구'다. 50대의 김 감독과 베테랑 박재홍은 전화나 문자메시지가 아닌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대화를 즐긴다. 최근 박재홍이 선전하면서 사제간 대화는 더욱 잦아졌다.
박재홍은 8일부터 열리는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하루 전인 7일 단체 이동을 위해 문학구장을 찾았다. 이날 문학구장에서는 SK와 삼성의 퓨처스리그 야간 경기가 열렸다. 구장에 도착한 박재홍은 김용희 감독부터 찾았다. 박재홍은 "고생 많으십니다. 서울 올라가서도 잘하고 오겠습니다"라는 인사를 전한 뒤에야 원정길 버스에 올랐다.
박재홍의 1군행은 김 감독의 추천 덕분이었다. 팀이 4연패에 빠진 시점, 김 감독이 이만수 감독에게 "박재홍의 컨디션이 좋다"고 추천했고 이 감독이 이를 받아들여 박재홍의 1군행이 성사됐다. 박재홍은 4월27일 1군 엔트리에 들었고, 복귀전이었던 문학 삼성전에서부터 멀티히트를 때리며 맹타를 휘둘렀다. 그의 활약 덕에 팀도 7-4로 승리하며 4연패 사슬을 끊었다.
박재홍은 복귀 이후 이호준(4할4푼)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높은 타율(3할6푼)을 기록하며 베테랑다운 면모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팀의 주전 선수들이 부진한 사이, 박재홍과 이호준 등 고참 선수들의 맹활약 덕분에 SK는 순위 하락을 막을 수 있었다.
김 감독은 "기본기가 워낙 탄탄한 선수 아닌가. 박재홍의 실력을 믿고 (이만수) 감독님께 추천했다. 겉으로 표현은 안 했지만 늘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었다"면서 흐뭇하게 웃었다.
2군 감독으로서 느끼는 보람도 컸다. 김 감독은 "고참은 몇 배 더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잊히기 쉽다. (박)재홍이가 묻혀가는 베테랑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동안 2군에 있다 올라가 잘하는 모습을 보니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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