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FC서울의 득점 루트는 간단하다. 데얀 혹은 몰리나다.
서울은 올 시즌 들어 10라운드를 치를 때까지 총 14골을 기록했고 이 중 데얀과 몰리나가 각각 6골씩 성공시키며 둘이 합쳐 12골을 기록했다. 다른 선수들 가운데서는 김현성과 하대성이 각각 1골씩 넣었을 뿐이다. 서울 득점의 대부분을 데얀과 몰리나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데얀과 몰리나가 너무나 특출하니 서울은 남다른 고민을 해야만 했다. 데얀과 몰리나의 '득점편중 현상'에 대한 고민이다. 데얀과 몰리나에게만 골이 몰리다보니 '서울의 공격은 데얀으로 시작해서 몰리나로 끝난다' 이런 인식이 강하게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서울은 데얀과 몰리나의 팀이 아니다. 토종 선수들의 반란(?)이 시작되고 있다. 예비 올림픽대표팀 김현성도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그리고 최태욱이 있다. 서울의 특급날개로 군림했던 최태욱. 그는 올 시즌 선발과 교체를 반복하며 부진에 빠져 있었지만 드디어 부활의 날개를 폈다.
서울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1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최태욱의 선제골과 김태환의 결승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선발 출전한 최태욱은 전반 시작 28초 만에 벼락같이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아크 왼쪽에서 올라온 고명진의 크로스를 최태욱이 왼발 슈팅으로 연결시켰고, 공은 포항 골대 왼쪽 구석을 갈랐다. 번개처럼 빠른, '최태욱다운' 골이었다.
이날 포항전 이전에 최태욱은 4경기 출전해 0골0도움으로 부진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최태욱은 5번째 경기에 나서 시원한 골을 만들어내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최용수 감독과 서울 선수들, 그리고 서울팬들 모두가 기다리던 골이었다. 그것도 '강호' 포항을 상대로 넣은 선제골이었다.
경기 전 만난 최용수 감독은 최태욱이 무언가를 해낼 것이라 암시했다. 최 감독은 "최태욱은 강팀을 상대로 출전시키려 한다. 강팀을 상대하려면 경험이 많은 선수가 필요하다. 최태욱은 경험이 많고 볼을 안정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선수다. 훈련 때 컨디션이 매우 좋았고 연계플레이에 능한 선수다. 최태욱의 경험을 높이 샀다"며 최태욱을 이날 선발로 출전시킨 이유를 밝혔다.
최태욱은 최근 "공격수라서 매 경기 골을 넣고 싶다. 올해 목표는 매 경기 공격 포인트를 올리는 것이다. 아직 포인트가 없어 안타깝다. 앞으로 목표를 위해 더 분발하겠다. 골도 넣고 도움을 해서 팀에 보탬이 되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번 포항전에서 최용수 감독의 말대로, 또 최태욱의 의도대로 결과물이 나왔다. 마수걸이 골을 넣은 최태욱. 그의 진짜 시즌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태환 역시 시즌 첫 골을 성공시키며 서울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전반 33분 최태욱과 교체 투입된 김태환은 결승골을 작렬시키며 서울 토종 공격수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둘의 골로 서울은 2-1 승리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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