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트레이닝복 데뷔전'을 가졌다.
최용수 감독은 지난 시즌 도중 서울의 감독대행을 맡은 후부터 꾸준히 넥타이까지 착용한 정장 차림을 하고 경기를 지휘했다. 당시 최 감독은 "이제 코치가 아닌 감독의 임무를 맡게 됐다. 복장에도 감독답게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 정식 감독으로 승격된 후에도 최 감독은 정장차림을 고수했다.
하지만 25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K리그 9라운드에서 최 감독은 간편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감독 대행을 맡은 후부터 단 한 번도 트레이닝복을 입고 공식 경기에 나선 적이 없었던 최 감독이었다. 그런데 왜 최 감독은 정장을 벗고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었을까.
경기 전 만난 최 감독은 그 이유를 김호곤 울산 감독 때문이라고 했다. 김호곤 감독과 최용수 감독은 연세대학교에서 감독과 제자의 사제지간으로 연을 맺어 지금까지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최용수 감독은 김호곤 감독의 트레이닝 복장을 따라한 것이다. 지난 22일 김호곤 감독은 인천 원정에서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왔고 울산은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 경기가 최 감독의 복장을 바꾸게 만들었다. '스승' 김호곤 감독의 여유를 배우고 싶어 '제자' 최용수 감독이 트레이닝복을 입은 것이다.
최 감독은 "지난 울산의 인천 원정을 봤는데 비가 오는 상황에서 김호곤 선생님이 트레이닝복을 입고 계시더라. 너무나 여유롭게 보였다. 그래서 오늘 선생님을 한 번 따라 해봤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 감독이 된 후 처음으로 트레이닝복을 입어봤다. 나 스스로 욱해서 놓치는 부분이 있는데 오늘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편안하게 한 번 해보려고 한다"며 트레이닝복을 입은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최 감독의 트레이닝복 차림이 앞으로 계속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최 감독은 "오늘 승리를 거두더라도 다음 경기에서는 정장을 입을 것이다. 울산을 만날 때만 트레이닝복을 입을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렇다면 김호곤 감독은 언제 트레이닝복을 입을까. 김 감독 역시 정장을 고수하는 감독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트레이닝복을 입고 나선 김호곤 울산 감독은 "나도 정장을 차려입는 스타일인데 비가 오면 트레이닝복을 입는다"고 설명했다.
스승 김호곤 감독을 따라 '트레이닝복 데뷔전'을 치른 최 감독. 하지만 '트레이닝복 데뷔전'은 아쉬움으로 마무리됐다. 서울은 데얀의 2골로 2-0으로 앞서나갔지만 후반 19분 최현태가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에 놓였고, 울산 고슬기와 마라냥에 연속골을 허용하며 2-2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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