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과연 '빅뱅'이 이루어질까. 프로야구 팬들의 시선이 대구로 향하고 있다. 이번 주말 한국 야구가 배출한 최고의 타자와 투수가 맞붙는다. 박찬호(한화)와 이승엽(삼성)이 충돌한다. 올 시즌 한국 야구 최고의 빅카드다.
박찬호는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였다. 메이저리그에서만 124승을 거뒀다. 아시아 선수 중 최다승이다. 1994∼2010년 17년간 미국 무대를 누벼서 받아들인 성적표다. 월드시리즈와 올스타전 무대도 밟아봤다. 한때 연봉만 200억원 가까이 받는 등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이승엽도 못지않다. 과거 방망이로 국내 무대를 평정했고, 일본 최고 명문 구단 요미우리의 4번타자로도 뛰어봤다. 한때 일본 무대 최고 타자 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에서만 합계 488홈런을 기록한 주인공이다. 2003년 기록한 56홈런을 넘어선 한국 타자는 아직 없다. 리그가 달라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일본, 대만을 포함한 역대 아시아 최다 기록이다.
올 시즌 나란히 국내 무대에 합류한 둘은 순항하고 있다. 명성에 어긋나지 않는 활약으로 팬들의 시선을 잡아끌고 있다. 박찬호는 선발 4경기 동안 1승1패 평균자책 2.91을 기록했다. 승운이 별로 없었고, 투구 이닝이 많진 않지만 힘있는 직구를 바탕으로 곁들이는 커터와 슬라이더가 효과적이다. 투구수 80개 정도까지는 수준급 피칭을 펼친다. 한화 타선의 지원을 더 받았더라면 더 많은 승리도 가능했다다는 평가다.
이승엽은 국내 투수들을 '맹폭'하고 있다. 3일 현재 타율 3할8푼2리, 5홈런을 기록했다. 타격 2위에 홈런 부문 공동 3위다. 특유의 정교함과 파워가 동시에 발휘되고 있다. 찬스에도 특히 강해 무려 4할7푼1리의 득점권 타율을 기록 중이다. 수준 높은 일본 투수들을 오랫동안 상대했던 관록의 힘이다.
관건은 이승엽의 몸상태다. 이승엽은 왼쪽 어깨 염증으로 3일 대구 두산전에 결장했다. 일본 오릭스에 몸담던 지난해 8월 6일 지바 롯데와 원정 경기 도중 파울 플라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왼쪽 어깨를 다쳤다. 이후 통증이 때때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통증 정도가 경미해 경기 출장에 큰 지장은 없을 전망이다.
박찬호의 등판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5인 로테이션을 유지하고 있는 한화의 선발등판 일정 대로라면 어린이날인 5일 등판이 유력하다. 그러나 한대화 감독이 5일 휴식을 보장해준다면 6일 등판할 수도 있다. 이승엽도 이 때쯤이면 정상 몸상태를 회복하게 된다. 한국 최고 스타들의 '정면충돌'에 팬들은 벌써부터 설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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