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명불허전이었다. 팀내 제1선발의 모습을 완벽하게 보여줬다. 두산 니퍼트가 무실점 쾌투로 다승 단독 선두(4승)로 뛰어올랐다. 2일 대구 두산전에 선발등판한 니퍼트는 7이닝 108구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탈삼진 6개에 볼넷 2개. 두산은 니퍼트 강판 이후 삼성의 막판 추격을 받긴 했으나 결국 5-3으로 이겼다.
니퍼트는 지난달 26일 문학 SK전부터 14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이다. 전날(1일) 경기가 우천 취소되는 바람에 하루 밀려 6일 만에 등판했지만 날카로운 손끝 감각은 여전했다. 이날 니퍼트는 5회까지 시속 142∼148㎞의 제구가 되는 직구로 삼성 타자들을 상대했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싱커를 곁들여 범타를 유도했다.
1회 선두 김상수를 좌전안타로 내보냈지만 곧바로 박한이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처리했다. 박한이에게 중전안타, 최형우에게 볼넷을 허용한 4회에는 1사 1,2루에서 박석민을 내야땅볼, 배영섭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노련한 위기관리 능력도 보여줬다.
특히 삼성 주포 이승엽과의 대결에서 완승한 게 눈에 띈다. 1회 유격수 플라이, 4회 우익수 뜬공에 이어 6회에는 투수 땅볼로 처리하며 철저히 봉쇄했다.
선발진이 유독 강해진 올해 두산에서도 니퍼트의 존재감은 단연 돋보인다. 지난달 7일 시즌 개막전인 잠실 넥센전서 5.1이닝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된 건 오히려 '이상 현상'으로 치부된다. 이후 등판한 4경기 30이닝 동안 단 3실점만 하고 있다. 요즘 모습이라면 어느 팀도 웬만해선 그를 공략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다.
니퍼트는 "4경기 연속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나오는 경기마다 최대한 불펜 투수들 휴식을 주고 싶은 마음뿐"이라며 "포수 (양)의지와 리그 최고의 수비를 믿고 던졌다. 5월이라 다승 1위 같은 건 신경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내일 게임을 위해서 깔끔하게 끝내야 되는데, 조금 아쉽다. (고)창성이 컨디션이 아직 저조한 것 같아 좀 답답했다. 하지만 뒤에 선수들이 힘든 과정을 잘 풀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중간계투들이 힘든 상황에도 항상 승리를 지켜준다는 믿음과 프록터가 2점 리드 상황에서 1점 실점해도 괜찮다고 힘을 실어준 게 경기를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패한 삼성의 류중일 감독은 "선수들이 끝까지 열심히 했다. 강팀이 되려면 상대팀 에이스를 공략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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