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올 시즌 K리그에서 심판 판정에 대해 감독이 불만을 표시하는 등 부정적인 발언을 하게 되면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규정에 따라 벌금 등의 징계를 받는다.
지난 4일 광주FC와 비긴 뒤 강원FC의 김상호 감독이 심판 판정에 불만을 쏟아내자 500만원의 벌금 폭탄이 떨어졌다. 명백한 오심이 벌어져도 감독이나 관계자들은 입을 꾹 다물고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각 구단에서는 감독들의 입을 단속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심판 판정에 불만이 있더라도 그냥 "괜찮은 경기였다", "경기의 일부다"는 식으로 화를 삭이고 있다.
1위를 달리고 있는 수원 삼성도 오심성 판정에 승점을 손해본 경우가 더러 있었다. 그 때마다 윤성효 감독은 특별한 언급 없이 넘어갔다. 연맹에 헛돈을 보태주기 싫은 마음이 있는데다 괜한 불만 표현으로 찍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원은 28일 성남 일화와 K리그 10라운드에서 만난다. 성남과는 지난해 FA컵 결승전에서 만나 오심으로 울며 준우승에 머무는 등 나름 악연이 있는 팀이다. '마계대전'으로 불릴 정도로 라이벌 구도도 형성돼 있다.
최근 경기였던 9라운드에서 수원은 경남FC와 0-0으로 비겼는데, 속이 타는 경기를 했다. 경남의 수비수가 머리로 백패스한 것이 골키퍼 김병지에게 향했고, 볼이 골라인을 넘어갔지만 주심은 골로 판정하지 않았다.
오심에 땅을 칠 만했지만 윤 감독은 입을 다물었다. 26일 오후 경기도 화성 수원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윤 감독은 그 경기를 돌아보며 그저 "(경남전은) 집중력이 부족했다"라고 간단하게 표현했다.
성남전을 앞두고 있어 오심의 추억을 다시 꺼내려 하자 "지나간 이야기다. 지난해보다 조직력이 나아졌고 큰 걱정도 없다. 홈팬들이 지켜보고 있어 해오던 대로 하면 된다. 충분히 승산이 있다"라고 두루뭉술 넘어갔다.
오히려 성남의 전력 상승을 경계하며 "선수들을 영입하다보니 시즌 초반에는 조직력이 부족해보였는데 이제는 짜임새가 갖춰진 것 같다. 모든 면에서 좋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아쉬움이 남았던지 윤 감독은 적절한 비유(?)를 했다. 윤 감독은 "아쉬움이 많지만 우리 잘못은 아니다. 김상호 감독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라며 센스있게 돌려 말했다. 이어 "지난해 FA컵은 잘 아시지 않느냐. 경기의 일부였고 올해는 올해다. 성남을 뛰어넘겠다"라고 전했다.
이어 윤 감독은 "성남은 라이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하겠다. 선수들의 컨디션도 좋다"라고 승리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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