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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던진 박찬호, '결과론'이 남긴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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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의기자] 박찬호는 잘 던졌다. 결과론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 남을 뿐이다.

18일 청주구장에서 시즌 두 번째 선발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39, 한화)는 6.1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한화는 1-6으로 역전패를 당하며 시즌 7패(2승)째를 당했다.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라는 평가항목 외에도 이날 박찬호의 투구를 훌륭했다고 말할 수 있는 요소는 많다. 최고 시속 148㎞까지 나온 빠른공과 날카롭게 꺾이는 커터, 슬라이더에 LG 타자들은 6회까지 단 3안타에 묶이며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삼진도 6개나 잡아냈고, 볼넷은 1개에 그쳤을 정도로 제구도 좋았다.

7회초 정성훈에게 허용한 투런 한 방이 아쉽다. 선두타자 이진영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내준 것이 도화선이 됐지만 1루수 김태균이 잡을 수도 있는 타구였다. 홈런을 맞는 것도 투수라면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문제가 있다면 1회말 한 점을 선취한 뒤 박찬호에게 추가점을 안기지 못한 한화의 무기력한 타선에 있다.

박찬호는 정성훈의 투런 홈런 이후 원아웃을 잡고 오지환에게 볼넷을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구원 등판한 마일영이 연속 안타를 허용해 오지환이 홈을 밟았고, 박찬호의 자책점은 3점으로 늘었다. 구원진의 난조로 박찬호의 자책점이 늘어나는 것은 시즌 첫 등판에서도 볼 수 있었던 장면이다.

지난 12일 청주 두산전에서도 박찬호는 7회초 1사 1,2루에서 송신영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물러났다. 하지만 송신영은 고영민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0이던 박찬호의 자책점은 2점이 됐다. 두 경기에서 모두 구원진의 도움을 받지 못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찬호는 다른 선발투수들과 비교해 손색 없는 성적을 남기고 있다. 3.55의 평균자책점은 전체 13위에 올라 있고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은 0.95로 전체 5위, 1할9푼6리의 피안타율은 전체 6위다. 상대팀 타자들은 박찬호를 상대로 안타는 물론, 출루하는 데조차 애를 먹고 있다는 이야기다.

올해 박찬호의 한국나이는 마흔이다. LG 트윈스의 류택현(41)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투수다. 그럼에도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전혀 뒤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노련한 피칭을 보여주며 메이저리그 124승 투수의 명성을 증명하는 중이다.

18일 경기 후 박찬호는 투구수 80개를 넘기고 힘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는 지적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6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보이다 7회 홈런을 하나 허용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만약 한화 타선이 넉넉한 점수를 뽑아줬다면 박찬호의 피홈런이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을 터다.

박찬호는 당초 기대대로의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데뷔전이던 첫 등판에서는 승리투수가 되며 팬들에게 두 배의 감동을 안겼고, 두 번째 등판에서도 잘 던졌지만 승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다. 박찬호의 패전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아직 없을 것 같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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