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10-11로 두산이 추격하던 8회말. 1사 2,3루서 최준석은 넥센 마무리 손승락을 노려봤다. 안타 하나면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순간. 풀카운트에서 그는 6구째를 노려 매섭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잘 맞은 타구는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며 펜스까지 굴러갔다.
주자 2명은 일찌감치 득점했고, 최준석은 2루에 안착했다. 잠시 눈치를 보던 그는 3루까지 내달렸다. 타구가 워낙 깊숙히 굴러간 덕에 살 수 있다고 봤다. 그의 판단은 적중했다. 체중 115㎏의 거구는 신나게 달려 공보다 앞서 3루에 슬라이딩으로 안착했다. 전광판의 스코어는 뒤집혔다. 이날 처음 두산이 리드한 순간이었다.
두산 베어스가 치열한 타격전 끝에 넥센에 대역전승을 거뒀다. 두산은 8일 잠실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개막 2차전에서 8회말 최준석의 역전 2타점 3루타에 힘입어 13-11로 이겼다. 이로써 두산은 전날 개막전 패배를 설욕하며 짜릿한 시즌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도망가면 쫓아가고, 달아나면 뒤집는 추격전이 시종 이어졌다. 두산은 5-10으로 뒤져 패색이 짙던 7회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동주, 최준석의 연속 적시타와 상대 실책으로 3점을 얹어 8-10. 8회초 넥센에 1점을 더 허용했지만 8회말 한꺼번에 5점을 얻는 뚝심을 발휘했다. 1사 2,3루서 이원석이 중전 안타, 김동주가 좌전안타로 2점을 뽑아 10-11. 1점차까지 따라붙은 상황에서 아무도 예상 못한 최준석의 3루타가 나와 경기를 뒤집은 것이다.
기세가 오른 두산은 계속된 찬스에서 최재훈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얻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9회초에는 메이저리그 출신 특급 마무리 스캇 프록터를 투입, 넥센의 마지막 공격을 막아냈다. 프록터는 2사 뒤 장기영을 볼넷, 김민우를 좌전안타로 내보냈지만 이택근을 우익수 플라이 처리하고 한국 무대 첫 세이브를 챙겼다.
최준석은 5타수 4안타 4타점으로 맹타를 과시했고, 이원석도 5타수 4안타 2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주포 김동주 또한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이름값을 했다.
넥센은 선발타자 전원 안타를 기록했지만 경기 후반 마운드가 힘없이 무너져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두산 선발 김선우는 4.1이닝 11피안타 2볼넷 9실점으로 부진했으나 타선의 도움으로 패전을 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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