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실점' 박찬호 "상대가 날 더 빨리 파악했다"

[정명의기자] '코리안특급' 박찬호(39, 한화)가 부진한 투구를 이어갔다.

박찬호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0피안타(1홈런) 8실점이라는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지난 14일 SK와의 연습경기 2.2이닝 5피안타 4실점, 21일 롯데와의 시범경기 3.1이닝 6피안타 4실점에 이은 국내 복귀 후 3경기 연속 부진이다.

6회말 무사 만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박찬호는 이례적으로 경기 중 잠실구장 2층 VIP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어깨에 아이싱을 한 채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박찬호는 이날 등판 결과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부진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실망하는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박찬호는 "오늘은 공 각도, 투구 밸런스, 릴리스 포인트 등에 변화를 줬다"며 "LG 타자들이 잘 치는 것 같다. 변화구, 특히 체인지업을 던지다 안타 3~4개를 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투구수 90개 목표였지만 이닝 수(5이닝)를 채웠다"며 "과거에 해왔던 것들을 잃어버린 것도 있지만 계속 던지다보면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이날 투구를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이날 최고 시속 144㎞를 기록한 박찬호는 "스피드보다는 공 끝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국내 타자들에 대해 많이 파악했냐는 질문에는 "상대가 나에 대한 파악을 더 빨리 한 것 같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난타를 당한 것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박찬호는 "많이 맞으니까 상대가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 알 것 같다"며 "계속해서 가봐야 한다. 경험을 많이 쌓겠다"고 전했다.

한편 박찬호는 4회말에는 서동욱, 유강남, 오지환을 연속해서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박찬호는 "특별히 다르게 던지지는 않았다"며 "직구를 좀 더 공격적으로 몸쪽으로 던지기는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