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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가장 큰 적은? 주변의 시선과 부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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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범기자]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이 차근차근 몸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15일 SK와의 연습경기서 투런포를 터뜨렸고, 17일 LG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도 다시 투런포를 쏘아올리면서 홈런왕의 위용을 되찾고 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좋은 분위기다.

하지만 정작 이승엽은 조심스러운 태도다. 17일 투런포에 관해서는 "스윙이 이상했다. 홈런 타구는 제대로 맞으면 아무 느낌이 없는데, 공이 무겁게 느껴졌다"며 "제대로 된 스윙이 아니었다"고 스스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부담감에서 기인한다. 올 시즌 삼성은 이승엽의 복귀로 공격력 미흡이라는 유일한 약점마저 메워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인 이승엽으로서는 분명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일본에서의 부진 후 국내 무대로 돌아왔고, 이는 그에게 심리적인 압박을 주고 있는 것이다. '홈런왕의 귀환'이라는 한국 야구계 전체 시선에 이승엽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때문에 이승엽은 시범경기에 출장하는 동안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몸으로 보여주는 선수가 되겠다. 나는 야구선수고 야구장에서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며 "말보다는 좋은 플레이를 해야한다"고 현재 심경을 드러냈다.

실제로 야구팬들은 이승엽의 모습을 보기만 해도 큰 박수를 보내면서 열광한다. 경기를 마치고 구단 버스에 올라탈 때마다 팬들은 "이승엽"을 연호한다. '국민타자'라는 별명이 실감이 난다. 이승엽은 "예전에 느꼈던 것보다 더 큰 환영을 해주시는 것 같다. 한국 프로야구의 인기가 뜨겁다는 느낌을 받는다. 정말 좋다"고 하면서도 "(못하면)큰 일이다"고 너스레를 떤다.

이런 이승엽의 심리상태를 류중일 감독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최대한 이승엽에게 부담감을 주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 선수들과 개별성적을 놓고 500만원씩 내기를 하며 유쾌한 덕아웃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류 감독이지만, "이승엽과는 내기를 하지 않는다. 괜히 부담을 줄 수 있지 않느냐"라고 정색한 것도 이 때문이다.

류 감독은 "승엽이가 내년, 내후년은 때려치워도 올해만큼은 잘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무슨 의미겠는가, 그만큼 부담이 있다는 뜻"이라며 "올해 못하면 한물 갔다는 소리가 나올텐데, 그 소리는 듣기 싫을 것이다. '역시 이승엽'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겠느냐"고 언급하기도 했다.

올 시즌 이승엽의 홈런수는 야구팬들에게 큰 화제거리다. 돌아온 '아시아의 거포'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승엽은 분명 큰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승엽은 "현재 타격감은 60~70% 정도다. 몸에 문제는 없고, 현 시점에서 이 정도면 좋다"고 언급하면서 순조롭게 시즌 개막을 준비하고 있음을 전했다.

결국 이승엽이 넘어야할 산은 그의 홈런을 기대하고 있는 팬들의 시선이다. 이승엽은 압박감을 이겨내고 다시 한 번 홈런왕의 위용을 떨칠 수 있을까. 데뷔 시절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오며 대스타로 성장한 이승엽도 국내 복귀한 올 시즌은 더욱 매섭게 각오를 다질 수밖에 없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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