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세 골을 넣고 무실점으로 이겼지만 수원 삼성 윤성효 감독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이 정도 승리로 만족하면 안된다는 뜻이었다.
수원은 17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라운드 강원FC전에서 라돈치치의 두 골을 앞세워 3-0으로 이기며 3연승으로 1위를 유지했다. 창단 후 첫 개막 3연승으로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낙승을 거뒀지만 강원의 경기력에 애를 먹은 수원이었다. 슈팅수에서 10-11로 뒤지고 파울수에서는 21-9로 앞서는 등 경기 내용상 끌려다니는 경기를 했다. 그렇지만, 강팀 특유의 넣어야 할 때 넣는 기질을 발휘하며 큰 점수차로 이겼다.
윤성효 감독은 앞서 부산 아이파크, 인천 유나이티드와 두 경기에서 1-0, 2-0으로 이겼던 것에 아쉬움을 나타내며 "두 경기에서 득점력이 낮았던 것이 불만이었다. 오늘 경기에서 보듯 차츰 나아지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전반전 공격 빈도에 비해 1골밖에 넣지 못한 것에 자극을 받았다는 윤 감독은 "후반전에 더 힘들어질 것 같아 적극적으로 뛰라고 주문했다"라며 승리 요인이 공격 축구라고 강조했다.
그는 "감독에게 100% 만족은 없다. 80점짜리 경기였다. 우승권에 가려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경기를 하다 보면 나아질 것"이라고 여전히 배고프다는 반응을 보였다.
처음 선발로 나선 공격수 조동건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동건은 후반 30분 라돈치치, 33분 하태균의 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윤 감독은 "경기 전 (조)동건이에게 선발로 나선다고 알려줬다. 공격포인트를 못하면 부인에게(집으로) 보내주지 않겠다고 했는데 2개의 도움으로 약속을 지켰다"라고 만족스러워 했다.
한편, 강원FC 김상호 감독은 패했지만 나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감독은 지난해보다 달라진 팀 분위기가 시즌을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두 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선수들에게 자신감이 있었는데 오늘은 첫 골을 쉽게 내줘 정신적으로 흔들렸다"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수원은 우승후보다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과거 같았으면 3실점 후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떨어졌는데 오늘은 마지막까지 득점 의욕이 강했다"라며 "1패는 1패일 뿐이다. 아직 44경기나 남아있다. 올 시즌 강원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긍정론을 설파했다.
강원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지만 후반 중반 김은중과 오재석이 연이은 부상으로 조직력이 흐트러지면서 무너졌다. 김 감독은 "4라운드에서 성남 일화와 홈에서 만난다. 정신적으로 잘 다듬으면 좋은 경기력이 나올 것으로 믿는다"라고 자신감을 잃지 않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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