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준비한 것의 반 밖에 보여주지 못했다"
명가 재건을 노리는 수원 삼성은 올 시즌 공격진을 대거 보강했다. 성남 일화에서 중앙 공격수 조동건, 라돈치치를 수혈했고 전북 현대에서 서정진을 데려왔다. 브라질에서 측면 공격수 에벨톤을 영입해 균형을 맞췄다. 수비에서도 호주 출신 보스나, 강원FC의 곽광선을 영입해 분위기 일신에 나섰다.
겨울 내내 외국인 선수들이 전원 훈련에 참가해 조직력은 다른 해보다 최상이라는 자체 평가도 내렸다. 당연히 K리그 각 구단 감독들로부터 우승후보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뚜껑을 연 수원은 수비가 좋은 부산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수원은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산과 2012 시즌 첫 경기에서 전반 41분 에벨톤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겼다.
수원 윤성효 감독은 부산전 승리에 나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부산이 생각보다 원정경기서 잘한 것 같다"라고 놀라워하면서도 "개막전이라 그런지 우리가 준비한 것에 비해 반밖에 보여주지 못했다. 앞으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겠다"라며 더 많은 기대감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골 수에 관계 없이 이긴 것에 만족한 윤 감독은 "첫 경기는 어느 팀이나 어렵다고 생각한다. 승리하고 나면 분위기도 좋아지고 첫 출발도 괜찮다고 본다. 잘 풀리지 않아도 승리를 원하는 것이 감독의 입장이다"라고 골수에 상관없이 이기면 된다는 태도를 숨기지 않았다. 마치, 중국 덩샤오핑(鄧小平)이 주창했던 흑묘백묘(黑猫白猫)론이 연상된다.
새로 합류한 이들의 데뷔전에 대해서는 무난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날 출전했던 선수들 중에선 곽광선-보스나-에벨톤-라돈치치(이상 선발)-서정진-조동건(이상 교체)이 새 얼굴이었다. 특히 에벨톤에 대해서는 "아시아축구를 모르는 상황에서 얼마나 적응하느냐가 앞으로 활약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패장 부산 안익수 감독은 깨어나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껍데기를 벗기 위해 깨는 방법을 찾는 중이라는 안 감독 특유의 설명이다.
FC서울 수석코치 시절 지도했던 공격수 방승환에 대해서는 "팀에 합류한 지 3개월밖에 안됐다. 기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방승환은 이날 두 차례나 좋은 기회를 허공으로 날려 부산 팬들의 속을 태웠다.
패배에서 밝은 미래를 봤다며 희망을 찾은 안 감독은 "앞으로 오늘보다 더 멋진 경기를 하겠다. 우리만의 스타일로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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