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볼 만한 대결이 시작된다. 부산 KT와 인천 전자랜드가 펼치는 6강 플레이오프다.
KT와 전자랜드는 8일 KT의 홈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5전3선승제로 펼쳐지는 단기전인 만큼 1차전 승리가 중요하다.
두 팀의 대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정규시즌부터 시작된 팽팽한 신경전 때문이다. 발단은 지난 2월17일 열린 두 팀의 6라운드 맞대결. 당시 KT는 89-70으로 완승을 거뒀다. 그러나 전자랜드가 외국인 선수 허버트 힐을 투입하지 않는 등 '고의 패배' 논란을 낳았다.
전자랜드가 6강에서 전주 KCC를 피해 KT를 상대하기 위해 경기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 전자랜드는 앞선 5번의 경기에서 상대전적 4승1패로 KT에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었다. 반대로 높이의 농구를 펼치는 KCC는 전자랜드가 아무래도 상대하기 어려운 팀이었다.
경기 내내 벤치에만 앉아 있던 KT 전창진 감독은 "전자랜드가 이기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경기 다음날부터 "KCC나 KT나 장단점이 있다"며 "하위팀이 상위팀을 고른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항변했다.
과정이 어찌됐건, 결국 KT와 전자랜드는 6강에서 맞붙게 됐다. KT가 정규리그 3위, 전자랜드가 6위를 차지한 결과다. 6강에서의 승자가 4강에서 정규리그 2위팀 안양 KGC와 대결하게 된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는 양 팀이 더 이상 언쟁을 이어가지 않았다. 전 감독은 "전자랜드는 선수 구성이 좋고 컨디션도 좋아 벅찬 상대"라고 몸을 낮췄다. 유 감독도 "전창진 선배와 겨루게 됐으니 한 수 배운다는 생각으로 하겠다"고 화답했다.
KT 외국인선수 찰스 로드의 활약이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KT는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로드의 교체를 심각하게 고려했다. 그러나 대체 외국인 선수 후보 가운데 로드보다 나은 기량을 갖춘 선수가 없었다. 로드가 전자랜드 허버트 힐과의 대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결국 경기의 승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국내 최고 슈터들의 대결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KT 조성민과 전자랜드 문태종은 국가대표 슈터들이다. KT와 전자랜드는 두 선수의 슛이 터지는 날 경기를 쉽게 풀어나간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자존심을 건 두 슈터의 외곽 대결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 KT와 전자랜드는 각각 정규리그 우승, 준우승을 차지하며 4강에 직행한 뒤 나란히 패퇴해 챔프전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랬던 두 팀이 올 시즌에는 포스트시즌 첫 관문에서 맞붙게 됐다. 묘한 신경전 속에 치러지게 될 6강 플레이오프 1차전. 과연 승리팀은 어디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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