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연습 열심히 안 해?"
6일 오사카 교세라돔. 야쿠르트와의 시범경기를 앞둔 이대호(오릭스)가 훈련 도중 동료와 주고받은 농담이다. 친화력이 대단했다. 마치 일본 무대 적응을 위한 이대호의 '히든 카드'로도 보여졌다.
롯데 시절에도 이대호의 유머 감각은 뒤지지 않았다. 그러나 서서히 연차가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무게감도 생겼다. 후배들과 편안하게 장난을 치다가도 팀 분위기를 위해 엄한 선배 노릇을 해야 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일본은 다르다. 이대호는 철저히 '신입생'의 입장이다. 타격 7관왕에 올랐던 한국에서의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일본에서 얼마나 잘 적응하고,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는지가 관건이다.
실력은 자신 있었다. 외부 환경에 크게 흔들리는 성격이 아니라서 자신만의 훈련 스타일을 이어갈 수 있었다. 성과도 좋았다. 이대호는 연습경기에 돌입해 10경기 동안 19타수 13안타 타율 6할8푼4리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그리고 여기에 하나 더. 이대호는 동고동락하는 동료와의 친화력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다. 통역 없이도 가벼운 의사소통이 가능한 덕분에 훈련 도중 선수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친목을 다지고 있다. 어깨를 툭 치며 "열심히 안 해?"라고 말하는 이대호의 행동에는 그만의 노력이 묻어있다. 이를 아는 선수들은 웃으면서 이대호와 장난을 주고받는다.
이대호의 통역인 정창용 씨도 그의 노력을 인정했다. 일본에서 이승엽과 7년 동안 함께 지냈던 정 씨는 "이대호가 이승엽보다 친화력이 더 뛰어난 것 같다"면서 웃었다.
이승엽의 일본 진출 초기와 비교해 친화력이 월등하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이대호는 해냈다. 모두 이대호를 편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인기 만점' 이대호 덕분에 그의 주위는 언제나 시끌벅적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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