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아스널 리저브팀(2군)으로 내려간 박주영(27)에 대해 축구대표팀 최강희 감독이 어느 정도 입장 정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은 21일 전남 영암 현대삼호중공업 사계절 잔디구장에서 대표팀 훈련을 지휘하면서 딜레마에 빠진 유럽파의 중용 문제에 대해 "개인적인 능력들은 우수한 선수지만 경기력을 위해서는 고민을 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아스널 아르센 벵거 감독은 박주영을 비롯해 안드레이 아르샤빈, 마루앙 샤막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이들은 노리치 시티와 리저브 경기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영은 오는 27일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오랫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해 실전 감각이 떨어진다는 우려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실력은 물론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하락세가 우려된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최 감독은 오전 훈련에서 "2군에 내려가서도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사기가 떨어질까 걱정된다"라며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했다.
그렇지만, 오후 훈련 때 만난 최 감독은 다소 태도가 달라졌다. 최 감독은 "다른 경기와 달리 열흘이라는 훈련 시간을 확보했다. 해외파들도 정상적인 컨디션이 돼야 경기에 내보낼 수 있다. 오는 25일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을 치른 뒤 주전 윤곽이 나올 것 같다"라고 전했다.
오는 29일 치르는 쿠웨이트와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최종전은 단판 승부로 최종예선 진출 여부를 가린다. 최 감독은 "3일 전 소집이었다면 (해외파 기용 여부를) 고민할 필요가 없지만 시간이 길게 주어지면서 기존 선수들의 몸이 만들어졌다. 우즈베키스탄전 이후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파 선수들을 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박주영이 정상 컨디션으로 합류해주기를 기대하는 바람도 내비친 말이다.
박주영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과 달리 지난 20일 시즌 7호골을 넣은 기성용(셀틱)에 대해서는 관대한 태도를 보였다. 최 감독은 "골을 자기가 넣고 싶어서 넣은 게 아니더구먼"이라며 농담을 던졌다. 기성용은 경기 감각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다른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주전 경쟁 구도에 대해서는 '종이 한 장 차이'라며 누구도 쉽게 대표팀 붙박이 주전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 감독은 "오는 23일까지 전술 및 자체 훈련을 하면서 최상의 조합을 찾고 있다. 선수들의 컨디션도 좋다"라고 말했다.
김영광(울산 현대), 정성룡(수원 삼성), 권순태(상주 상무) 등 골키퍼 3인방의 숨막히는 경쟁에 대해서는 "3명의 장단점이 뚜렷하다. 김풍주 골키퍼 코치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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