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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두려워했던 조찬호, 도전의식에 사로잡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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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기자] 포항 스틸러스의 화끈한 '용광로 축구'는 공격진의 무력시위에서 시작한다. 지난해 59골로 전북 현대에 이어 다득점 2위를 기록, 제련이 잘 된 창들이 즐비함을 알려줬다.

포항 공격의 중심에는 모따와 신인왕 후보에 올랐던 고무열이 있었다. 모따가 14골 8도움, 고무열이 10골 3도움으로 전체 팀득점의 40% 가까이를 둘이서 기록했다. 이들 외에 데렉 아사모아가 7골5도움으로 보조했다.

그러나 모따는 팀을 떠났고 고무열은 오른쪽 무릎관절 부상으로 제주 전지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11일 선수단이 포항으로 복귀하면 팀에 합류할 수 있다.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18일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촌부리FC(태국)전에는 나서기 힘들 전망이다.

그러나 포항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1월 말부터 진행된 제주 전지훈련에서 주전을 노리는 공격진들이 연일 화력쇼를 펼치며 황선홍 감독에게 어필하고 있다.

2009년 포항의 유니폼을 입은 조찬호(26)도 마찬가지다. 주로 조커로 나서는 그는 입단 첫 해 11경기에 나서 3골 6도움으로 존재감을 알리더니 이듬해 더 많은 기회를 얻어 16경기에 나섰고 1골2도움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6경기에서 4골 2도움으로 확실한 카드임을 인정받았다. 조광래 감독이 이끌던 A대표팀에도 선발, 지난해 3월25일 온두라스전 후반에 교체 투입돼 꿈같은 태극마크 데뷔전을 치렀다.

측면 공격수 조찬호의 장기는 드리블이다. 포항의 강점인 측면 공격에 최적화된 자원이다. 포항 관계자는 "조찬호의 성장은 날이 갈수록 눈에 띄는 것 같다. 올해는 주전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조찬호는 제주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감각을 익혀가고 있다. 주변에서는 욕심을 내보라며 바람을 넣고 있지만 그는 팀플레이에 충실하고 있다. 그런 조찬호가 조금 답답했는지 황선홍 감독은 8일 효돈구장에서 열린 중앙대와의 연습경기에서 루마니아 국가대표 출신 지쿠의 플레이에 빗대 "자신이 있을 때는 과감한 슈팅도 필요하다. 미리미리 움직여서 상대보다 유리하게 공격을 이끌라"라며 적극적인 공격 DNA를 이식했다.

연습경기 뒤 숙소 KAL호텔에서 만난 조찬호는 멋쩍게 웃었다. 그는 "감독님이 매일 주문하시는 것은 반복적으로 머릿속에 넣어요. 잘할 때까지 해야겠죠"라고 머리를 긁적였다.

그런데 이 남자 이상하다. 공격수의 꽃은 누구나 생각하는 골이다. 당연히 골 욕심이 있어야 하는데 동료와의 '경쟁'보다는 '협력'을 노래했다.

조찬호는 "프로에 와서 누구누구와 경쟁해야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해봤어요. 오히려 부진에 빠질 수 있는 유혹입니다. 팀 성적이 좋아야 개인도 잘 되더라고요"라며 버릴 것은 버리는 것이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 출신 황 감독의 지도는 그를 성장시키는 자양분이다. 그는 "감독님이 세밀한 부분의 지도를 잘 해준다. 예를 들면 수비를 속이는 방법 등을 확실하게 가르쳐주시는데 정말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욕심이 없으면 거짓말이다. 그의 시선은 외국인 공격진을 향해있다. 그는 "외국인선수가 무조건 주전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가장 열심히 하는 이가 주전 아니겠느냐"라며 "늘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마음으로 축구에 나서고 있다"고 자기관리를 통한 동료와의 경쟁에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조찬호의 시선은 먼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팀 동료 김원일, 신광훈, 김재성(현 상주 상무)와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팀 전지훈련 등이 아닌 개별적으로 해외에 나가보기는 처음이었다. 무작정 간 여행을 통해 그는 외국어 능력의 절실함과 도전의식을 배웠다.

배움의 열정에 사로잡힌 조찬호는 "배낭여행 중 저 곳을 가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였던 적이 있다. 해보지도 않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안 좋다는 것을 경험했는데 정말 더 큰 세상을 본 것 같다"라며 업그레이드 욕구에 사로잡힌 자신에 놀라워했다.

포항으로 돌아가면 영어 과외를 받을 예정이다. 현역 이후의 생활에 대한 준비를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해나가기 위함이다. 그는 "다소 소극적인 성향이었지만 이제는 믿음을 갖고 도전하겠다. 플레이도 안전 지향이 아닌 상대에게 볼을 뺏기고 실수하더라도 과감하게 해보겠다"라며 환골탈태를 선언했다.

조이뉴스24 서귀포=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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