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현역시절 포항 스틸러스 황선홍 감독은 수 없는 실패를 맛봤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며 은퇴할 때까지 시련의 연속이었다.
인천 유나이티드 허정무 감독은 "황 감독이 얼마나 어려운 시기를 보냈느냐. 그런 경험들이 쌓여서 좋은 선수와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평범한 선수는 많지 않다"라고 전했다.
굴곡이 많았던 황 감독은 올 시즌 제자 한 명의 성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자신의 공격DNA를 이식 받고 있는 공격수 고무열(21)이 그 주인공이다.
고무열은 올림픽대표팀에 선발돼 오는 21일 오만전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마침 지난 17일 인천 유나이티드 2군과 연습경기에서 두 골을 넣으며 오만전 활약을 예고했다.
185cm의 신장에 78kg의 체중으로 균형잡인 몸을 만든 고무열은 올 시즌 K리그에 데뷔해 8골 1도움을 기록하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부각되고 있다. A대표팀 조광래 감독도 고무열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등 소리없이 주가가 오르고 있다.
황 감독도 욕심이 났는지 "조금 더 몰아쳐야 신인왕 되는 것 아니냐. 넣을 것을 다 넣었다면 득점왕 경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라고 웃었다.
올림픽대표팀에서 기회를 잡는 것은 온전히 고무열의 몫이다. 물론 황 감독은 '상처'를 우려했다. '대표'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면 팬들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없다. 조금이라도 못하면 즉각 비판이 쏟아진다.
황 감독은 "고무열은 이제 시작이다. 기복이 심한 것이 아쉽지만 신인이라는 자세로 준비해야 한다"라며 "주변의 다양한 반응을 걸러내고 이해하는 것도 필요하다"라며 말수가 적고 내성적인 고무열이 이를 견디는 것 자체가 대형 공격수로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태극마크의 참된 가치를 이해하고 자신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기울이기를 바랐다. 황 감독은 "대표팀에 들어갔다고 다 대표라고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 늘 대표팀에 들어가야 진정한 대표다"라며 철저한 자기관리로 지속적인 대표선수가 되기를 바랐다.
'킬러'가 되는 자질도 빼놓지 않았다. 기회가 왔을 때 넣지 못하는 것보다 기회를 만드는 과정을 더 중요시했다. 그는 "기회에서 넣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기회를 얻지 못하고 밋밋한 플레이를 하면 안된다"라며 끝없이 움직이며 자기 연구를 통해 골 기회를 스스로 만들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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