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오)세근이는 MVP 타야지."
허재 KCC 감독이 정민수와 김태홍의 신인상 수상 지지를 '호소'했다. "하위권 지명 선수들이 신인상을 타야 대학 선수들도 힘을 낼 것 아니냐"는 그럴 듯한 이유도 덧붙였다.
허 감독은 7일 안양 KGC전을 앞두고 소속 선수인 정민수와 김태홍의 플레이를 칭찬했다. 그는 "아직 젊어서 힘으로 밀어 붙이는 스타일이지만, 앞으로 경기를 읽는 능력이 향상되면서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실력이 확 늘어날 것"이라며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정민수는 2011년 전체 9순위, 김태홍은 12순위로 KCC에 입단한 신인이다. 정민수는 올 시즌 평균 6.7득점 3.2리바운드를, 김태홍은 평균 5.3득점 2.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KCC의 장래를 밝게 하고 있다.
그러나 KGC 오세근이라는 큰 벽에 막혀 신인상은 '언감생심'인 입장이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입단한 오세근은 올 시즌 평균 14.8득점 8.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KGC의 2위 수성을 이끌고 있는 재목이다. 이 같은 활약으로 오세근은 2001~2002시즌 김승현에 이어 10년 만에 정규시즌 MVP-신인왕 동시 수상을 노리고 있다.
허재 감독은 "우리 (정)민수와 (김)태홍이도 신인상 받을 만하지 않느냐"고 물은 뒤 "세근이는 MVP감이지, 신인상을 탈 선수가 아니다. 신인상은 민수와 태홍이 중 하나가 받는 게 좋을 것 같다"면서 너스레를 떨었다.
주위에서 "김선형도 있지 않냐"고 묻자 "(김)선형이는 예선 탈락하지 않느냐"고 웃으며 받아쳤다. 소속팀인 SK가 8위로 처져 있어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렵게 됐다는 의미였다.
그러면서 허 감독은 "1순위로 입단한 오세근이 신인상을 받는 것보다 전체 9순위, 10순위로 뽑혔던 선수들이 받는 게 훨씬 의미 있지 않나. 프로 입단을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꿈을 심어줄 수 있다"면서 정민수와 김태홍의 신인상 수상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허 감독이 제자들에게 특별한 애정을 쏟는 이유가 있었다. 두 선수는 KCC 입단 후 2군에서 허 감독의 혹독한 훈련을 견뎌내고 1군 무대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이다. 허 감독은 "둘의 실력이 많이 늘었다. 이제 제법 신인 티를 벗었다"며 흐뭇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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