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고양 원더스의 일본 고지 전지훈련 캠프에 이색 훈련 바람이 불었다.
타격하는 한 명의 선수를 십여 명의 동료들이 빙 둘러싼다. 한 선수가 타격 훈련을 마치면 또 다른 선수가 가운데서 타격 훈련을 한다.
선수들에게도 낯선 훈련이었다. 동료가 자신의 타격폼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쑥스럽기도 했다. 자신의 타격폼을 두고 "팔이 너무 내려왔다", "하체로 중심을 잡아야 한다" 등의 지적이 이어지다 보니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그럴수록 선수들은 자신의 타격폼에 집중하려 애썼다. 바로 김성근 감독이 원한 성과였다.
원더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선수들도 훈련에 큰 만족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관계자는 "처음에는 낯설어했지만 거듭될수록 훈련에 적응해가고 있다. 자신의 문제점이 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눈앞에서 다른 선수의 장단점을 체크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고 설명했다.
김성근 감독은 "선수들에게 '보는 눈'을 키워주기 위해 시작한 훈련이다. 스스로 좋은 폼과 나쁜 폼을 가릴 줄 알아야 한다. 본인도 느끼고, 보는 선수들도 한눈에 체득하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색다른 훈련법이 또 있다. 김 감독은 지난달 29일부터 닷새 동안 선수들에게 자율 훈련을 지시했다. 김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뒤에서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기만 했다. 지도나 조언은 일절 삼갔다.
선수들의 실력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 김 감독이 생각해낸 훈련 방법이었다. 자율 훈련을 마친 뒤 김 감독은 "선수들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훈련 성과를 바탕으로 선수들을 이끌어가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닷새 동안 하고 싶은 말을 꾹꾹 참아온 김 감독은 "그동안 손해 본 시간만큼 간다"면서 앞으로 본격적인 '지옥 캠프'(?)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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