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2012년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택근, 김병현 등의 영입으로 전력보강을 해 자신감을 찾은 김시진 감독은 매섭게 눈빛을 번득이고 있다. 하지만 실제 전력상 여전히 약체로 분류되고 있으며 야구 전문가들은 넥센의 도약에 비관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현 시점에서 넥센의 문제점은 여러 가지다. 새로 합류한 용병 밴 헤켄과 김병현의 국내무대 연착륙이 잘 이뤄질지부터가 관건이다. 장기영, 유한준의 부상 복귀도 살펴야 하고 포수난에도 시달린다. 사실상 따져보면 넥센은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두 개가 아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좌완 불펜요원 기근도 간과할 수 없다.
넥센이 보유한 좌완은 용병 밴 헤켄과 강윤구, 그리고 오재영과 박성훈, 공익근무요원을 마치고 돌아온 노환수와 신인 박종윤이 전부다. 밴 헤켄은 당연히 선발로 기용할 방침이고, 강윤구는 팔꿈치 수술 전력으로 연투가 힘들어 불펜기용이 무리인 탓에 김시진 감독은 그 역시 선발감으로 못박은 상태다.
결국 2012년 넥센의 좌완 불펜투수로 기용될 수 있는 총 선수가 오재영과 박성훈, 노환수, 박종윤뿐이다. 문제는 이들 모두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것.
2004년 현대 시절 신인왕 출신의 오재영은 아직까지 신인 때의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2008년 상무 제대 후 히어로즈로 복귀했지만, 2009년 52경기 평균자책점 4.08 5홀드로 기대에 못미쳤고, 2010년에도 69경기서 평균자책점 2.38 9홀드로 썩 뛰어난 피칭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주로 원포인트 릴리프로 등판한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있었다. 그나마 지난해는 64경기서 평균자책점 3.53 20홀드를 기록하며 조금씩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오재영은 연봉협상 과정에서 진통을 겪어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 합류하지 못했다. 강진에서 훈련하고 있고, 일본 가고시마 2차 캠프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불안감을 안길 수밖에 없다.
남은 자원은 박성훈과 박종윤. 이들은 애리조나 캠프에 합류해 '늦깎이 도약'과 '신인의 패기'를 과시하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지만, 안정된 전력으로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또 노환수는 강진에도 합류하지 않고 서울에서 개인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넥센의 좌완불펜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김시진 감독은 신년인사 때부터 올 시즌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창단 후 첫 최하위를 당한 것이 김 감독에게 나름 충격으로 다가온 것이다. 이 수모를 되갚기 위해 선수단에게 단단히 각오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과연 넥센은 물음표 투성이인 전력을 잘 추스릴 수 있을까. 좌완 불펜 문제도 꼭 해결해야 할 난제 중 한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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