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대구 상원고 2학년 김성민(18)과 계약해 논란이 되고 있는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한국에서 벌어지는 소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댄 듀켓 볼티모어 단장은 2일 지역 신문 '볼티모어선'과의 인터뷰에서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김성민은 프로 생활을 시작하기에 충분히 성숙했다고 우리는 판단한다. 김성민과 그의 가족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민은 지난해 한국고교야구 최고의 좌완으로 꼽힌다. 상원고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청룡기대회에서만 3승에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한 수준급 투수다. 이 때문에 그를 잡으려는 스카우트 쟁탈전이 벌어졌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열망한 그는 볼티모어와 계약했다.
문제는 김성민이 아직 고교 2학년생이라는 데 있다. 국내 프로 구단들은 고교 3학년이 되지 않은 선수를 드래프트할 수 없다. 이런 허점을 이용해 해외 구단이 일찌감치 유망주들을 입도선매 한다면 이를 제어할 특별한 수단이 없다는 게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항변이다.
볼티모어는 또 그간 해외 구단들이 국내 선수들을 영입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인 KBO를 통한 신분조회도 생략한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상 착오였는지, 국내 현실을 무시한 행태였는지는 파악하기 어렵지만 기본 절차마저 건너뛰었다는 데 국내 야구계는 들끓고 있다. 2일에는 OB 모임인 일구회에서 볼티모어 구단에 항의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듀켓 단장은 이에 대해 "김성민은 17세보다는 18세에 가깝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미국, 캐나다, 푸에르토리코 내 선수들과는 고교 재학 중에는 계약할 수 없다. 그 외의 지역 선수들과는 최소 16세가 돼야 인터내셔널 프리에이전트로 계약이 가능하다.
결국 볼티모어 측은 미국내 룰을 어기지 않았으니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국 룰은 준수하면서 영입하는 선수의 해당 국가 룰을 무시하는 행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게 국내 야구계의 반응이다.
KBO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2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공식적으로 항의서한을 발송했다. 또 필요할 경우 미국 항의방문은 물론 아시아 국가들과 공조한 대응책도 강구할 계획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