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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못하면 (이)택근이 형에게 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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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범기자] 넥센의 차세대 4번타자 박병호가 힘찬 새해 발걸음을 시작했다. 우선은 마음가짐부터 다잡았다. 부담감과 책임감이 동시에 그를 붙잡고 있지만, 박병호는 오히려 이를 즐길 참이다. 선배 이택근의 무시무시(?)한 조언까지 들었고, 이제 15일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로 떠날 채비를 마쳤다.

박병호는 지난해 7월말 트레이드를 통해 LG에서 넥센으로 이적했다. 넥센은 투수 송신영(현재 한화)과 김성현을 내주고 LG로부터 박병호와 심수창을 받아왔다.

박병호 개인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렸다. 2005년 LG 1차자명으로 입단한 박병호는 팀에서는 뛸 자리가 없었다. 그가 소화할 수 있는 1루, 외야, 지명타자 자리에는 선수들이 차고 넘치는 LG였고, 박병호는 미완의 기대주로서 주로 구리(2군 훈련장)에 머물렀다.

하지만 넥센 이적 후 박병호는 곧바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51경기 출장해 타율 2할6푼5리, 12홈런, 28타점을 기록하며 파괴력을 과시했다. 지난 시즌 13홈런 중 12개를 넥센 유니폼을 입고 쏘아올렸고, 이는 개인 한 시즌 최다홈런수다.

2012년 넥센은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단단히 무장하고 있다. 창단 후 첫 최하위라는 수모를 당한 지난해 악몽을 모두 털어버리겠다는 각오다. 김시진 감독은 "말보다 행동"이라고 수 차례 강조하면서 선수들에게 정신무장을 요구하고 있다.

그 속에서 박병호는 데뷔 후 첫 풀타임으로 시즌을 맞이할 전망이다. 김 감독은 "아직 확실히 정한 것은 없다"고 언급하지만, '4번 박병호'는 이변이 없는 한 확실한 상황이다.

박병호는 "풀타임 출장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고 신중한 자세를 취하면서도 "4번타자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 일단 첫 풀타임으로 뛰는 만큼 체력과 경험을 쌓는데 중점을 두고 훈련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병호가 넥센으로 와서 달라진 점은 역시 마인드다. 4번타자라는 중책과 함께 팀원들의 신뢰, 그리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야구가 즐거워졌다. 지난 시즌 후 넥센으로 FA 이적해 박병호를 다시 만난 이택근은 "마음적인 부분에서 여유가 없었는데 이제 여유를 찾은 것 같다"며 "스윙이 많이 바뀌었다.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내가 보기에는 마음적인 부분이 더 컸던 것 같다"고 박병호의 변화를 설명했다.

박병호로서는 든든한 지원군이 온 셈이다. LG 시절 2년간 부상으로 인해 분루를 삼켰던 이택근은 박병호의 처지를 잘 이해해줄 수 있는 선배인 것이다.

박병호는 "택근이 형이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이제는 4번타자다운 스윙을 하라고 하셨다. 삼진을 먹더라도 자신있게 돌리고, 툭툭 갖다대 아웃되기보다는 4번의 위압감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며 "잘 안되더라도 4번의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하겠다. 안그러면 택근이 형이 혼낸다고 하더라"고 웃었다.

또 박병호는 "기록적인 목표수치는 없지만, 홈런을 25개는 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옆에 있던 이택근은 "30개를 친다고 해야 칠 수 있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택근의 팀 합류로 인해 박병호는 마인드 면에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벌써부터 돈독하게 지내면서 힘을 내고 있다. 첫 풀타임 출장에 4번타자, 그리고 멘토까지 생겨난 박병호. 2012년은 그가 도약의 정점을 찍는 한 해가 될 수 있을까.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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