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금액이 많을 수도 있지만, 성적 이상의 역할을 해내겠다."
친정팀으로 돌아온 이택근의 표정은 더할 나위 없이 밝았다. 그는 배번 29번이 새겨진 넥센 유니폼의 단추를 차곡차곡 채워나갔고, 이장석 대표이사와 김시진 감독은 흐뭇한 시선으로 이를 지켜봤다.
이택근은 29일 목동구장서 열린 '영입 환영식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넥센 복귀 소감을 전하고 2012 시즌 당당한 출사표를 던졌다.
이택근은 2003년 현대 유니콘스 소속으로 프로무대에 데뷔한 뒤 지난 2009년 말 LG로 트레이드 돼 2년 간 LG 소속으로 활약했다. 그리고 이번 겨울 4년간 총액 50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7억원, 플러스 옵션 6억원)의 조건으로 넥센에 복귀했다.
이택근은 "(LG에서) 2년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금 성적이 어떻게 될 것이다는 말을 당장 하는 것보다 내년 시즌 야구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보답하는 길"이라고 차분히 말문을 열었다.
이후 이택근은 질의응답을 받으면서 복귀 소감을 이어갔고, 말투에는 책임감이 녹아들어있었다. 그는 "떠날 때는 중고참급이었지만, 이제는 고참급 선수가 돼 돌아왔다. 우리는 현대 때부터 내려오던 전통이 있다. 좋은 선배들이 많다는 것이다"라며 "이제 내가 그 역할을 하겠다. 고참으로서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고 리더로서의 역할을 힘주어 강조했다.
총액 50억이라는 조건에 대해서는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택근은 "난 풀타임을 뛰어도 성적이 항상 비슷한 선수였다. 3할이라는 에버리지(평균타율)"라며 "성적만 보면 금액이 많을 수가 있는데, 구단에서 그것만으로 날 불러주신건 아니라고 본다. 제가 요구한 100%를 서슴없이 받아들여주신 사장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또 이택근은 LG 시절 바라본 넥센의 추락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역시 분위기다. 기존 선수들이 많이 빠져나가서 분위기가 다운됐다"며 "날 영입한 이유가 그것이다. 내가 옴으로써 여러 상승효과가 있을 것이다.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평소 차분하고 조용한 이택근은 넥센팬들을 위한 세레모니 다짐도 해 눈길을 끌었다. 턱돌이가 세레모니 의향을 묻자 그는 "난 사실 화려하게 퍼포먼스를 하는 선수가 아니다.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것은 없다"면서도 "턱돌이가 부탁을 하면 이제부터 고려하겠다"고 답해 웃음을 이끌어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이장석 대표와 김시진 감독은 이택근의 발언 모습을 보고 기분좋은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돌아온 주력타자의 귀환에 목동구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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