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경제 연예 스포츠 라이프& 피플 포토·영상 스페셜&기획 최신


엔터경제 연예 스포츠
라이프& 피플 포토·영상
스페셜&기획 조이뉴스TV

김동률 "주류 음악에 쫓기는 위기감 있지만…"(인터뷰)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이미영기자] 김.동.률. 그의 이름 석자에는 신뢰감과 묵직한 존재감이 있다. 그의 앨범에 담긴 노래들은 시간의 흐름과 상관없이 꾸준한 사랑을 받는다. '반짝' 히트곡이 넘쳐나는 우리 가요계에서 그가 높이 평가 받는 이유다.

그런 김동률이 겨울 앨범 '김동률(kimdongrYULE)'을 선물로 들고 '반가운' 컴백을 했다. 2009년 공연 실황 음반과 지난해 기타리스트 이상순과 만든 그룹 '베란다 프로젝트'로 음반을 냈지만 자신의 정규 음반은 무려 3년 10개월 만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나온 앨범이라 반갑고 시린 겨울을 녹이는 따뜻한 목소리, 가슴을 건드리는 감성, 김동률 특유의 웅장하고 화려한 발라드가 담겨있어 더 반갑다.

◆김동률이 겨울 앨범을 낸 이유

"겨울을 좋아해요. '따뜻하다'라는 말이 제일 의미있는 계절이고, 사람들은 추우니깐 따뜻해지고 싶어해요. 두 가지 감각이 공존하는 계절이다보니 시린 노래는 시린대로, 로맨틱한 노래는 또 그런대로 잘 맞는 계절이 아닐까요. 계절감이나 공기에서, 기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용을 하는 것 같아요."

김동률이 겨울 앨범을 내고 싶었던 이유. 벌써 십 년도 전에 겨울 앨범을 희망하며 아끼는 곡들을 차곡차곡 쟁여뒀다. 그의 음반의 첫 트랙인 '프레이어(Prayer)'를 시작으로 '크리스마스잖아요' '크리스마스 선물', 소박한 발라드곡 '겨울잠', 웅장한 사운드를 자랑하는 타이틀곡 '리플레이'까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써여진 이 곡들은 트렌드와는 비켜나있지만 세월을 관통하는 감성들로 가득 채워졌다.

"20대 후반에 가졌던 감성 멜로디에 지금 제가 갖고 있는 노하우, 조력자들과의 결합이 얹어졌죠. 옛날 음악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최선의 사운드로 제 음악이 마무리 되는 것 같기도 해요."

수록곡 중 가장 오래된 곡 '겨울잠'은 1998년에 만들어졌고, 타이틀곡 '리플레이'는 2002년에 만들어졌다. 유희열의 말을 빌리자면 김동률이 가장 감성이 샘솟던 시절에 탄생한 곡들이다. 그 당시 김동률은 어떤 감성을 지니고 있었을까.

"유학 시절이었고 고민이 많았던 시기였기 때문에 지금보다 훨씬 더 치열하고 불안했었던 것 같아요. 훨씬 더 예민했던 때라 곡에서 그런게 느껴져요. 어떤 분들은 10년 전 그 때의 일을 건드려서 슬프다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전 누군가의 기억을 끄집어낼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잊고 살고 있었는데 가슴이 젖는다든지 울컥거린다고 할 때 보람을 느끼죠. 일부러 아프게 하고 싶어서 만든 건 아니지만 그래도 메마르게 살고 있다가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좋은 거 아닌가요."

◆"음원 차트, 적응 안 되고 겁난다"

김동률은 건재하고, 그의 음악은 여전히 굳건했다. 아이돌이 장악한 음원 사이트에서 1위를 기록했고, 불황인 음반 시장에서도 앨범은 꾸준히 팔린다. 김동률은 그러나 이같은 순위에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여느 가수들이 겪는 앨범 히트에 대한 강박증에서도 자유로워보였다.

"다행이네요. 그런데 차트라는 것도 적응이 안되고, 반응이 느껴지는 것도 예전과 너무 달라서 잘 모르겠어요. 예전에는 천천히 입소문으로 달궈져 정점을 이뤘다면 지금은 모든 음악이 발매 첫날 확 정점을 찍으니깐 겁이 나기도 하고, 묘하기도 해요. 사실 음원 1위가 주는 의미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어요. 차트를 계속 봐오지 않아서 얼마나 어려운건지 쉬운건지 감이 안 잡혀요."

김동률은 그러나 "뭔가 내가 하고 있는 방식이 틀린게 아니구나 하는 확신이 들고, 책임감도 생긴다"고 말했다.

김동률은 요즘 가요계의 다른 가수들과 비교하면 확실히 독특한 행보를 걷고 있는 가수다. TV 출연을 거의 하지 않는 탓에 김동률의 노래는 그가 직접 부르는 것보다 동료나 후배 가수들이 부르는 장면이 더 익숙할 정도.

최근 각종 예능에 출연해 인기를 끄는 정재형과 이적 등 동료 뮤지션들이 있지만, 김동률은 지금도, 앞으로도 예능이나 방송에 전혀 관심이 없을 거라고 단언했다. 앨범 발표 후 출연이 예정된 프로그램은 '스케치북' 단 하나다.

"예능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요. 예능 하는 친구들을 보면 재미는 있죠. 그 친구들은 재능도, 끼도 있고 즐기기도 하는 것 같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좋아하고. 하지만 저는 그렇지가 않아요. 앞으로도 출연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위기감도 있지만, 묵묵히 음악하고 싶다"

데뷔 18년. 김동률은 오롯이 음악만으로 깊은 사랑을 받고 있는 뮤지션이다. 음악에 있어서만큼 주위 사람들도 혀를 내두를 만큼 완벽주의다. 그런 김동률도 음악적 슬럼프가 있고, 위기감을 느낄 때도 있다.

김동률은 "당연히 슬럼프가 있다. 다만 평소에 슬럼프가 오지 않도록 예방을 한다"고 말했다. 스스로에게 상도 주고, 여행도 간다. 지난 '모놀로그' 앨범 당시에는 슬럼프에 앨범 작업을 미루고 세 달간 유럽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앨범 발매일에 대해 얽매이지 않는 타입이지만 이번 앨범은 크리스마스 전에 나와야 했기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고 고충을 털어놓는 모습이 꽤 인간적이다 '주류 음악에 쫓기는 위기감'을 묻는 질문에도 "위기감은 있다. 굉장히 거만하고, 자칫 다른 동료들한테 누가 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생각 안 하려고 한다"며 조심스럽게 답을 내놨다.

"대학가요제 상을 받은 스무살의 김동률한테 몇 년 동안 대중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 것 같냐고 묻는 것처럼, 지금도 얼마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18년이 지나면서 좋은 시절도 누려봤고, 주류여야 한다는 사실은 이미 버렸고, 묵묵히 가늘고 길게, 우아하게 늙고 싶어요(웃음). 농담 같지만 멋있게 늙고 싶어요. 저를 한때 정말 좋아했던 팬들이 당분간은 잊었다 하더라도 세월이 지나서 음악하고 있는 저를 봤을 때 민망하거나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끔. '내가 좋아했을 때만큼 멋있게 음악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김동률이 18년 동안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는 음악에 대하는 태도가 한곁같기 때문은 아닐까.

"타협하고 싶지 않아요. 저라고 돈 욕심이 왜 없겠어요. 인기도 많으면 좋겠지만 제가 어렸을 때부터 갖고 있는 우선순위라는게 있어요. 가치관과 그런 것들이 흔들리지 않게 하는 것.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대중들을 상대로 음악을 하는게 아니라, 제 음악을 들어주는 분들만큼은 만족시키고 싶습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주요뉴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김동률 "주류 음악에 쫓기는 위기감 있지만…"(인터뷰)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