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중동원정은 한국 축구선수라면 누구에게나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국 선수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뜨거운 날씨, 그리고 한국 그라운드와는 다른 열악한 잔디상태, 긴 비행시간에 이은 시차적응 문제 등 한국 선수들이 경험하지 못한 최악의 조건이 중동에 가면 기다리고 있다.
지난 9월6일 쿠웨이트에서 펼쳐진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2차전 쿠웨이트와의 경기. 40도가 넘는 살인적인 무더위와 최악의 잔디 상황은 한국대표선수들을 움츠리게 만들었다. 한국은 결국 고전 끝에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였던 쿠웨이트와 1-1 무승부에 만족해야만 했다.
당시 대부분의 한국 선수들이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그 중 특히나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한 선수들이 있었다. 중동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선수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가지고 있는 기량을 마음껏 펼치지 못했다. 지동원(20, 선덜랜드), 홍철(22, 성남), 그리고 구자철(23, 볼프스부르크)이 중동 원정에서 고개를 숙여야만 했던 자들이다.
쿠웨이트와의 경기 때 스트라이커 지동원은 고온의 뜨거운 날씨에 빨리 지쳤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날카로운 플레이를 선보이지 못하며 침묵했다. 왼쪽 풀백 홍철은 수비에서 틈을 보이며 쿠웨이트 골의 빌미를 제공했고, 풀백 수비 보강이라는 숙제를 남겼다. 구자철 역시 우리가 알던 구자철이 아니었다. 구자철의 움직임은 밋밋했고 단조로웠다.
한국은 첫 번째 중동원정이었던 쿠웨이트 원정경기를 끝낸 후 홈에서 UAE(아랍에미리트연합)와 3차전을 벌였고, 이번에 다시 중동원정에 나섰다. 월드컵 3차 예선 두 번째 중동원정이고 그 상대는 UAE다. 한국은 11일 알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4차전 UAE와 일전을 벌인다.
한국의 모든 선수들이 UAE전 승리만을 바라보고 있다. 또 좋은 활약을 펼쳐 좋은 내용의 경기를 선보이려 한다. 그리고 그 중 지동원, 홍철, 구자철은 지난 중동원정에서 고개를 숙여야만 했던 설움을 딛고 이번 UAE전에서 다시 부활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굳은 의지를 가지고 그라운드에 나선다.
지동원, 홍철, 그리고 구자철은 이번 UAE전에서 모두 선발로 낙점됐다. 지동원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구자철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홍철은 왼쪽 풀백으로 출전할 예정이다. 공격과 중원, 수비에서 각각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세 명의 선수가 한국의 승리와 함께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이들은 더 이상 '중동 징크스'는 없다고 실력발휘로 말하려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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