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사도스키를 제외한 전 투수들이 대기합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오후부터 굵어진 빗줄기로 SK와 플레이오프 5차전이 우천순연되자 의기양양한 모습이다.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을 위해 빼놓은 사도스키를 제외하고, 엔트리 전 투수에게 순연된 26일 경기 출격명령을 내렸다. 특히 장원준의 가세로 인해 양승호 감독의 자신감은 증폭됐다.
한국야구위원회는 22일 오후 2시부터 사직구장서 열릴 예정이던 롯데-SK간 플레이오프 5차전을 우천으로 인해 순연했다. 경기의 중요성과 함께 사직구장을 찾은 팬들을 위해 웬만해서는 빗속에서도 강행할 계획이었지만, 빗줄기가 너무 굵어져 도저히 경기를 치를 수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심판진은 오후 2시 정각 그라운드 상태를 점검한 후 공식적으로 우천순연 선언을 내렸다.
경기가 취소되면서 롯데는 의외의 수확을 얻었다. 20일 4차전서 선발 부첵의 뒤를 이어 4이닝 52구 무실점투로 승리의 디딤돌을 놓은 장원준을 상황에 따라 다시 한 번 계투로 기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양승호 감독은 22일 5차전에서도 SK 2번(좌타), 3번(우타), 4번(좌타)을 상대로 1이닝 정도 막도록 장원준을 등판시킬 작정이었다. 21일 하루만 휴식한 터라 다소 무리일 수도 있었지만, 여기서 주저앉으면 그 아쉬움을 풀 길이 없어 장원준에게 말을 건넸고 그 역시 당연하다는 듯 등판에 동의했다.
와중에 장원준은 하늘의 도움으로 하루 더 시간을 벌었다. 하루 추가 휴식으로 조금이라도 더 많은 투구수가 가능해졌다고 봐야 한다. 때문에 현장에 모인 취재진은 4차전에서 필승조를 아낀 SK보다 롯데가 이번 우천순연으로 더 큰 이득을 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양승호 감독도 이를 인정했다. 경기 취소 결정 후 인터뷰에 나선 양 감독은 "오늘 우천은 중간투수들에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며 "내일 마지막 경기라서 사도스키를 제외한 전 투수가 대기한다. 물론 장원준도 대기"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양 감독은 장원준의 중용을 확언했다. 하루를 더 쉰 만큼 그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피칭까지 지켜볼 셈이다. 그 방법으로 장원준에게 일찌감치 몸을 풀게 지시해 초반 위험한 상황에라도 처하면 곧바로 투입할 계획까지 감안하고 있다.
양 감독은 "페넌트레이스에서 한 번 시험을 해봤는데 장원준을 믿는다"며 "원준이는 몸을 푸는 시간이 길 때 잘 던지는 경향이 있더라. (초반 위험한 경우에 대비해) 좀더 빨리 원준이를 준비시키겠다. 30~40개 정도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5차전 구체적인 투수진 운용계획을 밝혔다.
4차전 구원 호투로 1승 2패로 몰렸던 팀을 구해낸 장원준. 우천 휴식으로 인해 더욱 힘을 얻으며 5차전 등판 가능성을 높였다. 롯데와 양승호 감독에겐 이날 비가 참으로 고마운 존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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