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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양승호 감독, "손아섭, 이놈은 야구밖에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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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범기자] 롯데 양승호 감독이 혀를 내두르는 선수가 있다. 바로 손아섭이다. 매 타석 결과에 따라 감정을 주체못하는 손아섭을 볼 때마다 양승호 감독은 안쓰러움과 함께 놀라움마저 느낄 정도다.

비가 추적추적내리는 가운데 롯데는 22일 사직구장에서 SK와 플레이오프 5차전을 치른다. 1차전 패배 후 2차전을 이기고, 3차전을 내줬지만 4차전서 기어이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을 2승 2패로 만들어냈다. 이제 마지막 한 고비만 넘기면 1999년 양대리그 시절 이후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경기 전 양승호 감독은 여전히 껄껄 웃음을 지으며 '부담없이 경기를 치르겠다'는 마음을 표현했다. 부담감이 롯데의 큰 적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양 감독은 선수들에게 '최종전'이라는 비장감보다는 '여유'를 주는 것이 경기력 유지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잘 깨닫고 있다. 때문에 양 감독은 지나가는 강민호를 보고선 "미디어데이 때 널 왜 데려갔는지 아느냐, 나보다 머리가 크지 않느나"고 농담을 건네면서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애를 썼다.

와중에 양승호 감독은 SK 좌완불펜 공략의 키플레이어 역할을 해내야 하는 손아섭의 활약을 기대했다. 양 감독은 "(SK 불펜투수들이)전부 나올 게 분명한데 오늘도 손아섭이 잘해줘야 할 것 같다"고 진지한 목소리로 5차전 핵심선수를 예상했다.

믿음은 여전했다. 1차전 9회말 1사 만루서 초구 병살타로 고개를 떨구는 등 시리즈 기간 동안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손아섭이지만, 4차전에서는 선제 결승 적시타를 뽑아내 가슴을 폈다. 또 플레이오프 4경기 동안 손아섭은 15타수 6안타 타율 4할을 기록하며 홍성흔(4할)과 함께 최고 맹타를 기록 중이기도 하다.

양 감독이 손아섭을 신뢰하는 이유는 '근성' 때문이다. 오로지 야구만 생각하는 집념이 당황스러울 정도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양 감독은 "아섭이는 한 타석만 못쳐도 구석에서 고개를 떨구고 있다. 이놈은 취미 생활이 없다. 오로지 야구 뿐"이라고 사령탑으로서도 그의 야구열정에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그 속에는 흐뭇함이 녹아있다. 당연히 '독종'으로 느껴질 정도로 열심히 하는 선수를 싫어하는 사령탑은 없는 것이다.

선수들에게 좀처럼 쓴소리를 하지 않는 양 감독은 연봉이 낮은데도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선수들을 곱게 보지 않는다. 실제로 그는 "내가 다른 건 몰라도 연봉이 2~3천만원인데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선수들에게는 뭐라고 한다. 결국 과시욕이지 않느냐"고 털어놓을 정도다.

이런 양승호 감독의 시선에 손아섭은 사랑스러운 보물단지다. 양 감독은 손아섭이 5차전의 주인공이 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조이뉴스24 사직=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직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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