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롯데 양승호 감독이 슬슬 중심타자에게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1, 2차전 침묵한 팀 주포 이대호에 대한 기대감이 3차전을 맞으면서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양승호 감독은 19일 문학구장서 열리는 SK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지난 1, 2차전에서 있었던 아쉬운 상황을 언급했다. 1차전 9회말 대타 손용석과 손아섭의 초구공략으로 인한 실패와 함께 2승을 다 챙기지 못했던 순간순간의 상황들을 복기하면서 생각을 정리했다. 향후 아쉬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지난 경기 복습이었다.
그러던 중 이대호에 관해서 힘주어 말했다. 이대호는 1차전에서 '천적'으로 불리는 SK 구원투수 정대현을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뽑아내 자존심을 차렸지만, 2차전서는 무안타로 침묵하면서 아직까지는 팀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1, 2차전 통틀어 타율이 1할1푼1리(9타수 1안타)에 그치고 있다.
이에 양승호 감독은 "오늘은 이대호가 좀 쳐줄 것 같다. 통산 타율이 3할이 넘으니 오늘은 치지 않겠느냐"며 "4번타자가 오늘 지켜볼 포인트다"라고 확언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는 법. 양 감독은 "대호가 치면 그 동안 잘해준 1번~3번 타자들이 헤맬지도 모르겠다"고 걱정도 함께 드러냈다.
한편, 이대호는 입을 닫았다. 19일 일본언론과 함께 국내 한 매체를 통해 보도된 이승엽의 국내복귀, 그리고 오릭스에서 자신을 영입할 계획이라는 다소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 질문이 쏟아질 것을 꺼려하며 의식적으로 취재진을 피했다. 이대호로서는 큰 경기를 앞두고 부담스러울 수 있는 상황을 잊고 경기에만 집중하기 위해 말을 아낀 셈이다.
이대호는 지난 2008년부터 3년간의 준플레이오프서 타율이 3할8푼3리에 달한다. 홈런도 3개를 쏘아올렸고, 타점도 10개다. 3년 가을야구를 경험한 타자들 중에서는 김주찬(타율 4할1푼2리)을 제외하고 최고의 성적이다.
양승호 감독은 '평균'을 믿는다. 수 년간 맹타자로 활약한 선수는 역시 어떤 순간 그만큼의 값어치를 한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이대호가 앞선 2경기서 부진했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강타자인 만큼 터질 때가 됐다고 믿고 있다. 과연 3차전서 이대호는 감독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이대호가 폭발해야 롯데는 더욱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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