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호랑이들이 먼저 웃었다. KIA 타이거즈가 SK 와이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KIA는 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1차전에서 선발 윤석민의 1실점 완투와 차일목의 만루포를 앞세워 5-1 승리를 거뒀다. 윤석민은 정규시즌 4관왕이 괜한 기록이 아님을 입증하며 SK 타선을 꽁꽁 묶었다. SK 역시 선발 김광현과 불펜진이 호투하며 8회까지 한 점 차 승부를 벌였지만 끝내 윤석민의 벽을 넘어서지 못한 채 9회초 쐐기 만루포를 허용하며 무릎을 꿇었다.
곧바로 9일 2차전이 펼쳐진다. KIA는 2연승을 거두고 기분 좋게 안방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이고, SK로서는 적지로 떠나기 전 1승1패 균형을 맞춰놓길 바라고 있다. 그렇다면 2차전 승리를 위한 관건은 무엇일까.
먼저 송은범(SK), 로페즈(KIA)로 예고된 선발 투수들이 얼마나 긴 이닝을 소화해주느냐가 경기 분위기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송은범과 로페즈는 공통점이 있다. 올 시즌, 부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는 점이다. 때문에 두 선수 모두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느냐에 의문부호를 떼지 못하고 있다.
KIA 조범현 감독은 1차전이 끝난 뒤 로페즈를 2차전 선발로 예고하면서 "후반기에 체력적으로 힘들어 페이스가 떨어졌다"며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컨디션을 체크하면서 뛰게하겠다"고 말했다.
조범현 감독의 말대로 로페즈는 이닝을 길게 책임져주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옆구리 부상 후유증으로 길게 던진 경우가 많지 않다. 9월 이후 6이닝을 던진 것이 최다 이닝 투구다.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길게 던지는 선수가 없다. 중간투수로 계속 가야 한다"며 "믿을 것은 중간 투수 뿐"이라고 말했다. 송은범이 올 시즌엔 주로 불펜투수로 활약했던 만큼 길게 던져줄 것이라고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때문에 이만수 감독대행은 SK의 강점인 탄탄한 불펜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가겠다는 뜻을 전한 것이다.
로페즈가 더 긴 이닝을 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KIA는 불펜이 SK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선발을 최대한 길게 가져가며 승부를 봐야 한다. SK는 시즌 중과 마찬가지로 여차하면 선발을 일찍 내리고 막강 불펜을 조기에 가동하면서 경기를 이끌어 나간다.
하지만 SK는 1차전에서 정대현, 정우람, 박희수 등 필승 계투진을 대거 투입했다. 이만수 감독대행이 투구수를 조절하며 일찍 강판시키기는 했지만 윤석민이 완투승을 거두며 한 경기 전력을 비축한 KIA의 불펜에 비해 아무래도 체력적인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만약 송은범이 조기에 무너지기라도 한다면 3차전을 앞두고 더욱 부담스러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중심타선이 먼저 터지는 쪽이 어디인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1차전에서 양 팀의 중심타선은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KIA 이범호, 나지완, 김상현은 각각 1안타 씩을 기록했지만 타점을 올리지 못했고 SK 최정, 이호준, 박정권은 아예 무안타로 침묵했다. 공격력은 여유 있는 마운드 운용과도 관계가 있는 만큼 방망이가 제때 터지는 팀이 승리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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