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오만전에서 승리한 올림픽축구대표팀에는 A대표팀 조광래호와 중복되는 자원이 있다. 중앙 수비수 홍정호(제주 유나이티드)와 미드필더 윤빛가람(경남FC),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조영철(알비렉스 니가타), 그리고 풀백 홍철(성남 일화) 등이다.
이들 중 조영철과 홍철을 제외한 나머지 셋은 조광래호 출범부터 함께했다. 김보경은 지난해 남아공월드컵 최종 엔트리에도 승선해 본선의 열기를 체험하는 값진 경험을 했다. 윤빛가람은 A매치 데뷔전이었던 나이지리아전에서 호쾌한 데뷔골을 넣었고 홍정호는 세대교체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오만전에서도 이들의 활약은 빛났다. 윤빛가람은 장기인 프리킥을 앞세워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교체로 나선 김보경도 어깨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골을 넣었다. 홍정호는 주장 역할을 깔끔하게 수행하며 무실점 수비를 이끌었다.
이들은 홍명보호의 중심축이다. 윤빛가람이 중원의 조율사로 공수 연결 고리 역할을 소화하며 홍 감독을 만족시켰다. 윤빛가람은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홍 감독과 인연을 맺었지만 주전으로 기용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러나 올림픽 예선을 거듭하면서 윤빛가람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 A대표팀에서 기성용(셀틱)-이용래(경남FC) 조합에 밀려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한 아쉬움을 한풀이하듯 한국 올림픽팀의 경기 흐름은 윤빛가람 중심으로 톱니바퀴처럼 돌아갔다.
홍명보 감독은 "윤빛가람의 장점은 팀의 장점이 될 수 있다"라며 그의 존재감을 인정했다. 풍부한 중동전 경험이 있는 윤빛가람은 한동안 홍명보 감독의 시야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때 승부조작 의혹에 시달렸던 홍정호는 20세 이하(U-20) 대표팀 주장을 역임했던 장현수(연세대)와 호흡을 맞춰 수비진을 리드하며 철벽 수비를 이끌었다. 패스 타이밍과 수비라인을 컨트롤하며 경기 전체를 읽는 시야를 과시했다.
홍정호는 "그동안 상대에게 늘 선제골을 내줬다. 내 실수가 빌미가 된 경우가 많아 신중하게 경기를 풀어냈다. 책임 의식을 갖고 했는데 결과가 좋았다"라고 말했다.
올림픽대표팀에서 유일하게 월드컵, 아시안컵, 챔피언스리그 등 주요 대회를 두루 경험하고 있는 김보경은 쌓아온 능력을 마음껏 풀어냈다. 어깨 부상만 아니었다면 선발로 나설 수 있었을 정도로 기량은 출중했다.
단 한 번 찾아온 기회도 놓치지 않았다. 윤빛가람의 패스를 받아 물흐르듯 지능적인 동선을 밟으며 예리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일본 축구 특유의 패스 중심 스타일로 변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홍명보호에서는 장점으로 발휘됐다. KBSN 김대길 해설위원은 "김보경은 선발로도 충분하다. 다양한 경험이 앞으로 홍명보호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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