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이대호(롯데)가 남은 시즌 각오를 밝혔다. 구체적인 타이틀 수확이 아니라 스스로 다짐한 각오다. 4번타자다운 4번타자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21일 사직구장서 열린 SK와의 시즌 18차전을 앞두고 덕아웃에서 만난 이대호는 속에 있는 생각을 털어놨다. 2위 싸움이 걸린 이번 롯데-SK전에 포스트시즌을 방불케 할 정도로 몰려든 수많은 취재진 앞에서 이대호는 다소 의외의 목표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20일 현재 이대호는 타율 3할6푼5리 169안타 70득점 26홈런 108타점을 기록하며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부문에서 상위에 랭크돼 있다. 지난 시즌 7관왕의 위엄에는 못미치지만, 올해도 이대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타자답게 맹타를 펼치고 있다. 그런데 이대호는 정작 개인 타이틀 욕심보다는 떳떳한 선수가 될 수 있기를 바랐다.
이에 앞서 홍성흔은 20일 "(이)대호는 정말 영리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개인적인 타격 컨디션의 호불호에 따라 경기마다 노림수가 다른 이대호의 빼어난 스타일을 칭찬한 것이다. 이런 점에 대해 질문을 던지자 이대호는 "난 영리한 게 아니다. 그냥 지기싫어할 뿐"이라며 "(홍)성흔이 형한테는 더욱 지기 싫다"고 농담섞인 말로 쑥스러움을 드러냈다.
말을 이어가면서 이대호는 원하는 목표를 전했다. 그는 "특히 우리 팀 선수들에게는 지기 싫다. 난 4번타자다. 그런데 3번이나 5번보다 못치면 안된다"며 "그러면 감독님이 왜 나를 4번으로 기용하느냐는 소리까지 듣게 된다. (4번타자는) 팀에서 가장 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대호는 "내가 잘해야 후배들에게도 뭐라고 (질책도) 할 수 있다"며 "난 떳떳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4번타자로서 그 누구에게나 인정받고 싶은 것이 바로 최고타자 이대호가 바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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