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인천 유나이티드 허정무 감독은 한숨을 내쉬었다. 주전 공격수 엘리오가 지난 9일 전북 현대와 24라운드에서 잘 뛰다 상대의 태클에 부상당해 4주 재활 진단을 받았다. 사실상의 시즌 아웃 판정이다.
그렇지 않아도 유병수의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 이적으로 공격진에 공백이 생긴 인천의 현 상황에서 허 감독은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기대했던 유준수는 혹독한 1년차를 보내고 있어 조커 박준태 정도에 기댈 수밖에 없는 처지다.
17일 포항 스틸러스와 K리그 25라운드 홈경기를 맞은 허 감독은 아픈 머리를 숨기고 웃었다. 그러나 출전 명단에는 허 감독의 고뇌가 그대로 표현됐다.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 공격형 미드필더 카파제를 최전방에 임시 배치하는 등 최소한의 승점 확보를 위한 선수 구성에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
허 감독은 "일단 있는 자원으로 해결하고 나중에 경험이 많은 선수로 보강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말을 아끼며 이날 포항전 승리를 다짐했다.
뚜껑을 열자 인천은 특유의 짠물 축구를 보여주며 포항을 압박했다. 그러나 골은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왔다. 6분 김광석이 오른쪽에서 연결한 프리킥을 잡으려던 슈바가 배효성에게 밀려 넘어졌고 최명용 주심은 파울을 선언하며 포항에 페널티킥을 부여했다. 키커로 나선 모따가 가볍게 왼발로 넣으며 포항이 1-0으로 도망갔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인천은 급하게 영입한 알미르와 정혁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했지만 좀처럼 포항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오히려 27분 슈바의 힐패스를 받은 아사모아가 시도한 오른발 슈팅이 왼쪽 포스트를 살짝 빗겨가는 등 포항의 추가 득점 냄새가 풍겼다.
허정무 감독은 28분 이윤표를 빼고 중앙 미드필더 이재권을 조기 투입했다. 이재권은 2분 뒤 강력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고 왼쪽 포스트에 맞고 나오는 아쉬운 장면을 연출했다.
전반을 무득점으로 마친 인천은 후반 9분 오른쪽 풀백 전재호를 교체 투입했다. 공격력이 좋은 전재호는 날카로운 가로지르기로 포항 수비 공간을 깼다. 포항은 16분 김태수와 노병준을 투입해 수비를 보강했다. 17분 크로스바 위를 살짝 빗겨간 정혁의 헤딩 슈팅도 전재호의 발끝에서 시작됐지만 결실을 맺지는 못했다.
포항의 틈이 보이자 인천은 30분 발재간이 뛰어난 박준태로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볼을 돌리던 인천은 42분 알미르가 아크 정면에서 힘이 넘치는 슈팅을 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막판 파상공세는 포항 김다솔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고 정인환의 오버헤드킥 슛도 무위로 돌아갔다. 결국, 인천은 한 골 차 극복에 실패하며 승점 3점을 내줬다.
포항은 승점 49점을 획득하며 2위를 지킴과 동시에 3위 FC서울과 승점차를 7점으로 벌려 플레이오프 직행 가능성을 높였다. 반면, 인천은 10위에 머물렀고 6강 가능성도 더욱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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