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도민구단 경남FC는 전북 현대와 원정 경기에서 유난히 힘을 못 쓴다. 지난 2007년 8월 19일 3-2로 이긴 뒤 4년 넘게 전북과 원정경기서 승리가 없다. 한 구단 프런트는 "전북 원정 경기는 이상하게 가기 싫다. 알 수 없는 나쁜 기운이 감싸는 것 같다. 모든 조건이 경남에 불리하게 돌아간다"라고 토로했다.
반면, 경남은 홈에서 전북을 만나면 호랑이가 된다. 역대 상대전적 5승3무8패 중 3승2무1패를 홈에서 기록하며 쉽게 물러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지난 2008년 7월 5일 1-0 승리 이후 4경기 연속 홈 무패(2승2무)는 자랑거리다. 전북을 홈으로 불러들이기만 하면 없던 투지가 살아난다.
경남이 전북에 이를 물고 달려드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 2008~2009 두 시즌 연속 전북과 시즌 마지막 경기를 원정으로 치렀다. 그 때마다 패배하며 6강 진입에 실패했다. 지난해는 피하는가 싶더니 6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나 0-2로 패했다. 중요한 고비처서 전북에 번번이 당했으니 이가 갈릴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올 시즌에는 전북이 더 원수처럼 됐다. 시즌 시작 전 주전 공격수 김동찬을 데려가더니 여름 이적 시장에서는 주장 완장까지 찼던 김영우까지 전북에 내줬다. 양 구단 간 당당한 거래였지만 괜스레 적대감이 쌓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필 6강 진입 경쟁이 최고조에 이른 현 상황에서 경남은 전북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경남은 승점 32점으로 6위 부산 아이파크(39점)에 7점 뒤져있다. 여섯 경기가 남아있지만 전북전에서 승점 1점이라도 확보하지 못하면 6강 가능성은 더욱 줄어든다. 무조건 이기는 것이 상책이다.
경남은 상황도 녹록지 않다. 공격의 핵 윤빛가람과 윤일록을 올림픽대표팀에 내줬다. 차포 떼고 전북을 만난 셈이다. 노련한 수문장 김병지를 중심으로 김인한, 정대선 등 골 좀 넣는 이들로 버텨보려 하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북은 독이 바짝 올라있다. 지난 14일 세레소 오사카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3-4로 역전패했다. 이동국이 두 골을 넣는 등 킬러 본색을 드러냈지만 원정길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하고 돌아왔다.
세레소전에 나섰던 멤버들이 그대로 창원으로 이동했다. 화려한 스쿼드의 극치를 앞세워 경남을 상대로 승점 3점 사냥에 나설 계획이다. 전북은 승점 53점으로 안정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2위 포항과는 승점 7점차다. 경남에 무승부 계획은 전혀 없고 오직 승리를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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