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서브' 정성훈 두 골…전북, 인천 4-2 꺾고 부동의 1위

[이성필기자] 전북 현대의 선발 명단을 유심히 살펴보던 인천 유나이티드 허정무 감독은 웃음을 터뜨렸다. 워낙 화려한 전북의 멤버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두껍지 못한 인천의 선수층에 그저 허탈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9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24라운드 전북-인천의 경기가 열렸다. 전반기 전북이 인천에 6-2 대승을 거뒀던 기억이 있어 양 팀의 경기는 화끈한 골 잔치가 예상됐다.

오로지 공격을 하는 전북의 선수들을 보며 인천 허 감독은 "교체 명단에 들어간 선수들 우리팀에 주면 주전인데"라며 부러움을 살짝 드러냈다. 이를 전해들은 전북 최강희 감독은 "축구는 모르는 것이다"라고 경계했다.

최 감독의 표현대로 양 팀의 경기는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힘들게 전개됐다. 전반 9분 정혁의 코너킥을 받은 전준형이 머리로 연결했고, 정인환이 방향을 틀어 헤딩 슈팅해 인천이 선제골을 넣으면서 경기는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전북은 패스가 다소 흔들렸고 골키퍼 김민식도 잔실수를 범하는 등 어려운 경기를 했다. 그래도 서서히 공격을 만들어갔다. 25분 루이스가 왼쪽 측면을 돌파해 페널티지역으로 패스했고, 이를 받은 박원재가 앞으로 살짝 밀었다. 볼을 받은 에닝요가 지체없이 슈팅헤 골망을 흔들었다.

1-1로 팽팽한 경기는 후반 골 잔치가 벌어지며 8천300여 관중을 흥분시켰다. 6분 바이아의 가로지르기를 받은 엘리오가 헤딩 슈팅해 골망을 흔들며 인천이 다시 앞서나간 것이 시발점이었다.

전북도 그냥 당하지 않고 곧바로 대응, 다시 동점에 성공했다. 10분 루이스가 역습 상황에서 전진 패스를 했고 에닝요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반대편으로 낮게 패스한 것을 김동찬이 오른발로 골을 터뜨렸다.

인천은 14분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에 차출됐다 하루 전에 돌아온 타무르 카파제를 투입하는 강수까지 뒀다. 전북도 28분 장신 공격수 정성훈을 교체 투입해 맞불을 놓았다.

용병술은 전북이 성공했다. 33분 김동찬이 오른쪽 측면에서 연결한 가로지르기를 정성훈이 뛰어들어 헤딩 슈팅해 역전골을 터뜨렸다. 이도 모자랐는지 정성훈은 42분 골지역 정면에서 또 한 번 해결사로 나서 팀의 네 번째 골이자 쐐기골까지 넣었다.

허정무 감독이 그렇게 부러워하던 대단한 교체 선수가 일을 저지르며 전북에 승리를 안겼다. 전북은 4-2로 이기며 14경기 무패행진(10승4무)을 거둠과 동시에 1위를 질주했다. 인천은 6강 진입 가능성이 더 줄어들며 위기에 몰렸다.

한편, 대구FC는 7연승을 달리고 있던 FC서울에 제대로 고춧가루를 뿌렸다. 대구는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서울과의 경기에서 김현성의 두 골을 앞세워 2-1로 이겼다.

아이러니하게도 FC서울에서 임대해온 김현성이 친정에 제대로 칼을 겨눈 경기였다. 전반 31분 미드필드 왼쪽에서 송한복이 연결한 가로지르기를 받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왼발로 선제골은 넣은 김현성은 34분 황일수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보낸 가로지르기를 헤딩 슈팅해 두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순식간에 2-0을 만들었다.

당황한 서울은 후반 시작과 함께 방승환을 투입했고 8분 만회골을 넣으며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더 이상 반전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대구에 승리를 내줬다. 3위 서울은 2위 탈환에 실패했다. 반면, 대구는 승점 28점으로 6위 부산 아이파크(36점)와 승점차를 6점으로 좁히며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