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수도권팀들의 난리통 속에 '부산갈매기'의 약진은 진행형이다. 조용히(?) 순항하고 있는 롯데의 얘기다.
롯데는 18일 광주 KIA전에서 선발 장원준의 7.2이닝 1실점 호투 속에 손아섭의 스리런포 등을 앞세워 4-1로 승리했다. 장원준은 4년 연속 두자리 승수와 6년 연속 세자리 탈삼진(통산 8번째)을 달성했다.
이날 승리로 광주 3연전을 싹쓸이한 롯데는 거침없는 4연승을 내달렸다. 지난 14일 잠실 LG전 승리 후 15일 월요일 하루 달콤한 휴식을 취한 롯데는 광주로 내려가 '호랑이군단'을 사흘 연속 두들긴 것이다.
그 결과 돌아온 소득도 쏠쏠하다.
정확히 100경기를 치른 롯데는 51승 46패 3무로 시즌 첫 승패차 '+5'를 기록하면서 3위 SK(52승 42패)를 2.5경기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게다가 2위 KIA(60승 48패)와도 3.5경기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5위 LG가 18일 두산에게 패하면서 '추격자'를 4.5게임차까지 떨쳐냈다. 그야말로 롯데로서는 거둘 수 있는 최고의 수확을 받아든 셈이다.
되돌아보면 기적같은 시나리오다. 4월 승패차 -7로 7위까지 추락하던 롯데는 5월 이를 만회하는 듯 싶더니 6월 다시 침목하면서 또 승패차 -7까지 떨어졌다. 당시만 해도 롯데의 4강 진출은 어려운 듯 보였고, 양승호 감독을 향한 비난은 봇물을 이뤘다.
하지만 7월 대반격을 시작한 후 현재까지 무서운 기세로 질주하고 있다. 7월 13승 6패로 분전하더니 8월 들어서도 9승 4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올렸다. 7~8월에만 22승 10패를 거두면서 승패차 '-7'은 어느새 '+5'로 둔갑했다.
어느 한 부분이 좋아진 것이 아니라 팀 전체가 살아났다. 장원준, 고원준, 송승준, 사도스키, 부첵으로 이루어진 선발진 5인은 모두가 제 역할을 다해주며 조기강판을 멀리했고, 이와 함께 안정적으로 마운드에 오르게 된 계투요원들은 삼성 못지않은 무게감을 지니게 됐다. 마무리 김사율은 7월 이후 무려 9세이브를 올리는 등 철벽클로저로 탈바꿈했다.
화력 역시 중심타선이 부진할 때 문규현 등 하위타선이 이를 메워주면서 더욱 힘을 얻게 됐다. 수비 역시 이 시기에는 철통을 자랑했다. 공수주 삼박자가 갖춰지면서 롯데의 설마했던 대반격은 현실이 됐다.
특히 이번 연승은 의미가 크다. 4위에 올라선 후 현 위치 수성을 정조준하고 있던 롯데가 더욱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KIA는 주전들의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고, SK는 김성근 감독의 경질로 인한 후유증으로 뒤숭숭하다. LG 역시 18일 패배 후 박종훈 감독이 팬들앞에 불려나와 사과하는 등 고난의 행보를 걷고 있다. 이들 세 팀의 내우외환으로 인해 롯데는 4위가 아니라 내친 김에 2위 자리까지 노려볼 수 있는 상황까지 맞았다.
물론 이른 설레발일 수도 있지만, 환골탈태한 롯데의 기세를 놓고 보면 불가능하다고 단정짓기도 어렵다. 6월의 롯데를 생각하면, 현재 상황도 믿기지 않기 때문이다.
과연 롯데는 올 시즌 어디까지 치고 올라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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