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2011 K리그가 열리기 전 FC서울은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몰리나의 합류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성남에서 서울로 이적한 몰리나. 지난 시즌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주역이자 K리그 최고의 용병 중 하나로 인정받은 몰리나가 합류함으로써 서울의 공격력은 날개를 달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하지만 몰리나에 대한 기대감은 시즌 들어 제대로 충족되지 않았다. 서울 유니폼을 입은 몰리나는 성남 시절 몰리나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서울에 동화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공격 포인트도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몰리나의 적응기간은 길어졌고, 몰리나가 침묵한 서울은 부진에 허덕였다. 시즌 초반 서울은 하위권을 맴돌았고 결국 황보관 감독이 사퇴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황보관 감독이 떠나고 지휘봉을 넘겨받은 최용수 감독대행. 그에게도 '몰리나 퍼즐'을 푸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 경쟁력은 이미 검증 받은 선수인데 몰리나를 어떻게 활용하고 어떻게 힘을 불어넣어줄 수 있느냐가 고민이었다. 최용수 감독대행 역시 감독직을 맡은 초반에는 '몰리나 퍼즐'을 풀지 못했다.
최용수 감독대행은 기회와 위기의 시간을 오가며 서울을 이끌었고 K리그 후반기가 시작됐다. 후반기가 시작되자 드디어 '몰리나 퍼즐'이 풀렸다. 서울은 최근 파죽의 5연승을 내달리며 K리그 3위까지 뛰어올랐다. 그 원동력은 데얀의 폭발적인 골감각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몰리나가 당당히 자리를 잡고 있었다.
몰리나는 지난달 23일 광주전에서 1골1도움을 올리며 팀의 4-1 대승을 이끌었고, 지난 6일 울산전에서 1도움, 13일 전남전에서 종료 직전 극적인 결승골을 뽑아내며 서울의 짜릿한 연승의 일등 공신이 됐다.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게다가 최근 2경기에서 데얀이 잠시 침묵하자 몰리나가 서울의 공격을 이끌며 팀 승리를 주도했다. 서울이 데얀의 원맨팀이 아니라는 것을 몰리나가 증명해가고 있다.
서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는 몰리나. 시즌 초반 겉돌던 몰리나는 이제 없고 몰리나는 서울의 중심으로 들어섰다. 드디어 '몰리나 퍼즐'이 풀린 것이다. 최용수 감독대행이 '몰리나 퍼즐'을 풀어낸 것이다.
최용수 감독대행은 '몰리나 퍼즐'을 어떻게 풀었을까. 바로 기다림이었다. 그리고 믿음이었다. 즉 몰리나의 경쟁력을 믿고 그의 능력이 표출될 때까지 다그치지 않고 기다린 것이다. 서울 선수들에게도 몰리나를 믿고 도우라고 강조했다. 매 경기 전 항상 가장 기대하는 선수가 몰리나라고 습관처럼 말했던 최용수 감독대행이었다. 몰리나는 최용수 감독대행의 믿음과 기다림 속에서 드디어 서울에서 꽃을 피운 것이다.
전남전 극적인 승리 후 최 대행은 "몰리나는 성남에서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냈다. 이미 검증을 받은 친구다. 내가 할 일은 몰리나를 끝까지 믿고 기다려주는 것이다. 그래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게 만드는 것이다. 몰리나를 믿고 기다렸고, 훈련 과정과 일상생활 등 몰리나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적은 없었다"며 '몰리나 퍼즐'의 해답을 제시했다.
몰리나 역시 서울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낸 것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몰리나는 "내가 서울에 적응이 느렸다. 하지만 항상 내 능력을 믿어왔고 프로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언젠가는 좋아질 것이라 믿고 있었다. 서울에 와서 책임감을 많이 느꼈고 오늘처럼 좋은 결과를 내서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정규리그 10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완벽하게 풀린 '몰리나 퍼즐'. 서울의 파죽의 5연승. '디펜딩 챔피언'의 자긍심. 최용수 감독대행이 리그 1위로 향하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하는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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