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포스트 이영표' 적임자 찾기가 이리도 어려웠던 것인가.
한국 축구는 10일 일본과의 삿포로 만남에 중앙 수비수 김영권(오미야 아르디자)을 왼쪽 풀백으로 투입했다. 김영권은 지난 6월 세르비아전에서 왼쪽 풀백으로 나서 골을 넣으며 '포스트 이영표'로서의 입지를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가나전에도 출장해 피지컬이 좋은 상대들을 영리하게 농락하는 등 괜찮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날 일본전은 불운의 연속이었다. 시작하자마자 공간 커버가 늦어 오카자키 신지(VfB슈투트가르트)에게 왼발 슈팅을 허용했다. 빗나가기는 했지만 초반 일본의 공격 점유율울 높여주는 계기가 됐다. 시작 후 5분간 볼점유율에서 한국은 35대65로 일본에 완벽하게 밀렸다.
이후 안정을 찾아가던 김영권은 24분 박원재(전북 현대)와 교체돼 물러났다. 발목에 이상이 생겼고 뛸 수 없다는 사인을 낸 것이다. 이후 김영권은 발목염좌 진단을 받았다.
대타로 투입된 박원재는 기량을 피워보기도 전에 쓰러졌다. 26분 엔도 야스히토(감바 오사카)의 슈팅에 얼굴을 강타당했다. 큰 충격을 받은 박원재는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허둥거렸고 결국 36분 박주호(FC바젤)와 또 교체됐다. 이후 박원재는 뇌진탕 증세가 의심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최종 투입된 박주호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40분 이근호의 패스를 받아 시도한 슈팅은 골대를 한참 벗어났다. 후반 10분에는 가가와 신지(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침투패스를 막지 못했다. 이 역시 공간 침투에 대한 대비가 늦어져 생긴 일이었고 볼은 기요타케 히로시(세레소 오사카)를 거쳐 가가와 신지에게 연결되며 세 번째 실점으로 이어졌다.
당황한 박주호는 스스로 완급 조절에 실패하는 모습이었고 일본은 이를 놓치지 않고 적극적인 패스 통로로 이용했다. 이영표 대안 찾기가 빠르게 이뤄지지 못해 미완인 가운데 불운까지 겹치며 한국 축구는 일본에 참패를 당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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