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일본의 간결한 패스와 완급조절에 대응할 힘이 태극전사에겐 없어 보였다. 압박은 통하지 않았고 한국 축구 특유의 투지도 발휘되지 않았다.
한국은 10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열린 75번째 한일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한국은 박주영(AS모나코)을 중심으로 이근호(감바 오사카)와 구자철(VfL볼프스부르크)으로 이어지는 공격진을 짰다. 중원에는 이용래(수원 삼성)-김정우(상주 상무)가 앞쪽에 자리했고 기성용(셀틱)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됐다.
특유의 피지컬을 앞세운 한국은 일본의 패싱축구에 애를 먹었다. 일본은 동료의 움직이는 방향 앞쪽으로 패스를 넣어주며 한국 수비를 괴롭혔다.
선제골을 넣는 과정이 그랬다. 35분 엔도 야스히토는 한국 수비 사이로 패스를 넣었고 이를 받은 이충성은 발뒤꿈치 절묘한 패스로 가가와 신지에게 연결해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마크할 사람만 확인하던 한국 수비진은 공간이 깨지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전반 볼점유율이 46대54로 밀린 것이 이를 대변한다.
후반에는 기싸움에서 완전히 일본에 밀렸다. 특히 초반 주도권 싸움에서 완벽하게 밀렸다. 이 때도 일본의 무기는 패스였다. 고마노의 왼쪽 측면 돌파가 이어지기까지 아무도 제어하지 못했다.
골 찬스에서도 한국의 공격은 안정감을 보이지 못했다. 0-3으로 뒤진 후반 10분 이후 한국은 결정적인 기회를 수 차례 잡았다. 그러나 급한 나머지 침착함을 발휘하지 못하며 볼을 허공으로 날려보냈다. 특히 30분 김보경의 패스를 받은 구자철의 슈팅은 너무나 아쉬웠다.
완패의 원인을 선수들의 피곤함을 이유로 대기도 힘들다. 한국의 유럽파와 마찬가지로 일본도 주축 선수들 모두 유럽에서 대표 차출돼 비슷한 조건이었다. 바람의 저항이 적은, 낯선 돔구장에서 경기를 치렀다는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모든 부문에서 일본에 완패했다고밖에 할 수 없는 무기력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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