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벌써 100경기다. 올 시즌 유독 우천취소와 인연이 없는 KIA 타이거즈가 소화한 시즌 경기 수다.
KIA는 9일 광주 LG전에서 2-0 승리를 거두며 시즌 성적 58승42패를 기록했다. 정확히 100경기째. 가장 경기를 덜 치른 두산과 넥센(87경기)보다는 무려 13경기를 더 치른 셈이다. 말이 13경기지, 생각해보면 2주일 넘게 소화해야 하는 경기 수다.
다른 팀에 비해 팍팍한 일정 속에서도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 KIA는 9일 현재 선두 삼성에 2경기 차 뒤진 2위에 올라 있다. 3위 SK와는 3경기 차로 아직 여유 있는 상황이다.
9일 경기를 앞두고도 조범현 감독은 LG 박종훈 감독을 만나 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경기가 취소됐으면 하는 것이 조범현 감독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부상 선수도 많은 상황, 하루 정도 쉬는 것이 지친 선수단에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
이날도 광주구장 하늘은 오후 내내 흐린 날씨를 이어가다 간간이 비를 뿌리기도 했지만 결국 경기가 취소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50km 거리인 인근 정읍시에는 이날 기상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400mm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졌지만 광주에는 가볍게 몸을 적실 정도의 비만 내릴 뿐이었다.
이쯤되니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비가 KIA를 피해다닌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나머지 3구장이 취소되고 KIA만 경기를 치른 적도 올 시즌 다섯 번이나 있었다. 다른 팀들은 꿀맛같은 휴식을 취할 때 KIA는 그라운드에 나서 치열한 승부를 펼쳤던 것이다.
이제 KIA에게는 33경기가 남았다. 일정이 정해져 있는 8월달까지는 17경기가 남았고, 나머지 16경기가 추후 편성돼 19일 발표될 예정이다. 그동안 열심히 경기를 소화한 덕분에 다른 팀에 비해 한결 여유 있는 잔여 일정이 될 전망이다.
정확한 일정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띄엄띄엄 경기를 치르는 것은 막판 순위싸움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띄엄띄엄한 경기 일정에 에이스 윤석민 등 컨디션 좋은 투수를 집중 투입할 수도 있고, 기존 선발투수들을 불펜으로 돌려 허리를 강화할 수도 있다. 부상 선수가 많은 상황에서 적은 경기 수를 남겨놨다는 것도 다행스런 일이다.
삼성, SK와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KIA. 그동안 열심히 경기를 소화한 혜택을 시즌 막판 누릴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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