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 우승 '기적같은 레이스'

[한상숙기자] 그 어떤 이변도 허용하지 않았다. 대한민국의 '마린보이' 박태환(22, 단국대)이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압도적 레이스를 펼치며 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은 24일 오후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1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2초04의 기록으로 터치패드를 찍어 3분43초24를 기록한 중국의 쑨양을 1초20 차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박태환은 이날 오전 펼쳐진 예선에서는 3분46초74를 기록, 전체 7위의 저조한 기록으로 결선에 오르며 우려를 샀다. 하지만 막상 결선이 시작되자 완벽하게 자신의 페이스대로 경기를 이끌어가면서 결국 2위와 약 1m 이상 차이를 보이면서 여유있게 결승선을 찍었다.

1번 레인을 배정받아 불리함을 안고 결선에 나선 박태환은 초반부터 전력질주를 하면서 세계 기록보다 랩타임을 끊으며 빠른 속도로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150m까지 1위를 내주지 않았던 박태환은 200m에 접어들면서 2위로 처지기 시작했다. 이어 250m를 턴할 때는 4위로 떨어져 불안감을 안겼다.

그러나 중반레이스에서 힘을 비축했던 듯 박태환은 마지막 150m를 남겨두고 아껴뒀던 힘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300m 턴을 하면서 다시 1위로 치고나선 박태환은 이후 2위와의 간격을 점점 벌리면서 마지막까지 가장 앞에서 물살을 갈랐다.

지난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결승 탈락의 수모를 당한 박태환은 2년만에 시원하게 아픔을 털어내면서 금메달을 따내 세계 최강의 실력을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