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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 "고든, 선발로 기용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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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숙기자] 김성근 SK 감독이 새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고든을 당분간 선발로 기용할 뜻을 나타냈다.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기회를 주며 국내 무대에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고든은 17일 문학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3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다 4회 갑자기 제구력 난조를 보이면서 한 이닝에 4점을 내주고 강판됐다. 이후 SK 타선이 점수를 뽑지 못하면서 고든은 패전투수로 기록됐다. 데뷔전 치고는 초라한 성적이다.

예상할 수 있는 결과였다. 12일 입국한 고든은 13일 불펜피칭을 소화한 뒤 17일 선발 투입됐다. 김 감독은 한국 타자들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기 위해 2군으로 내려보내 1∼2경기 정도 기용해 볼 생각이었으나 고든 스스로 자신있다는 의사를 나타내 등판하게 됐다.

초반 고든의 낙차 큰 커브에 고전하던 한화 타자들은 타순이 한 바퀴 돌자 서서히 적응하기 시작했다. 높은 직구를 던지다 최진행에 첫 적시타를 맞은 고든은 결국 이후 추가로 3점을 더 헌납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고든의 첫 선발 등판을 지켜본 김성근 감독은 18일 "어쨌든 선발로 써야지. 2군 보내려면 미국으로 보내는 게 낫지"라며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앞으로 꾸준히 선발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든은 당초 최고 구속 140km 후반대의 직구와 커브, 포크볼, 체인지업을 구사하는 제구력이 안정된 투수로 알려졌다. 하지만 데뷔전서는 직구가 가운데로 몰리며 실투가 되면서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됐다. 김 감독은 "제구력이 좋진 않던데, 보완해야 할 점이 많아 보이더라. 그런데 용병을 보완하기가 어디 쉽나"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고든이 만족스러운 수준의 용병이 아님에도 선발로 기용하겠다는 것은 SK 마운드의 현 상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시즌 초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고 있는 투수는 글로버 뿐이다.

김광현은 부진을 거듭하다 결국 일본으로 건너가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소화 중이다. 고효준과 이영욱, 엄정욱이 선발로 나섰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김 감독은 "SK에 선발 엔트리가 있나? 배부른 소리 할 처지가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시작은 실망스러웠지만 어쨌든 고든은 기회를 얻게 됐다. 한국 야구 적응을 마치고 후반기에 보여줄 모습이 중요하다.

조이뉴스24 문학=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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