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올 시즌 정규리그 부진에 빠졌던 수원 삼성은 주중 분위기 쇄신을 위해 코칭스태프 인사를 단행했다. 노경환 전 수석코치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지만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모양새였다.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수원 18세 이하(U-18) 유스팀 매탄고등학교 코치를 맡고 있던 고종수(33)에게 트레이너 직책을 부여한 것이다. 다소 애매한 보직이지만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사이를 잇는 중요한 역할인데다 프로 1군을 지휘하는 상징적인 의미까지 있다.
고종수 트레이너의 파격 발탁에는 윤성효(49) 감독의 힘이 컸다. 그의 재능과 경험이 아까웠던 윤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믿었다. 윤 감독의 믿음대로 고종수는 친정팀의 홈경기가 열릴 때마다 관중석에서 조용히 관전하며 문제점이 무엇인지 매의 눈으로 관찰했다. 선수들이 자신감이 부족한 것 같다며 조용히 안타까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25일 대전 시티즌과 K리그 15라운드 원정 경기를 앞두고 만난 윤 감독은 '지도자' 고종수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수원에서 고종수처럼 많은 팬을 가진 선수가 없었다"라며 스타성이 뛰어났음을 강조한 뒤 "(고)종수의 경험을 선수들에게 이야기해주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1996년 수원의 원년 멤버이기도 한 둘은 1998년 수원의 첫 정규리그 우승을 제조하는 등 막역한 사이다. '문제아' 이미지 고종수를 '호랑이' 윤 감독이 컨트롤하는 등 특별하다.
윤 감독은 "누구보다 종수를 잘 안다. 내 말은 참 잘 들었다. 얼마든지 종수를 바로 잡을 수 있었다"라며 "처음부터 좋은 보직을 주고 싶지는 않았다"라고 좋은 지도자가 되려면 고생을 해봐야 한다며 매탄고 코치로 시작했던 이유를 전했다.
고종수도 빠른 프로 1군 코칭스태프 선임에 놀라면서도 책임 의식을 가지고 친정의 부활에 앞장서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트레이너 선임과 동시에 바로 팀 훈련에서 선수들에게 소리를 질러가며 집중력을 살려서 플레이에 나서라고 조언했다고.
프랜차이즈 스타 합류 효과를 얻었는지 수원은 대전을 3-1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대전은 고종수가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했던 인연이 있다. 윤 감독은 "(대중들이) 선수 고종수에 대한 이미지를 버렸으면 좋겠다. 이제 지도자 고종수로 출발하는 것을 지켜봐 줬으면 한다"라며 격려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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