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승점 3점이 이렇게도 큰 의미로 다가올 때가 있을까. 14위까지 추락했던 수원 삼성이 반환점을 돌기 직전 대구FC전 승리로 분위기 끌어올리기에 성공했다.
수원은 18일 대구FC전에서 올 시즌 정규리그 팀 최다골을 넣으며 4-1 승리를 거뒀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하면 지난 3월 16일 상하이 선화전 4-0 승리 이후 첫 네 골 승리다.
14위였던 수원은 11위로 뛰어오르며 후반기 대도약을 예고했다. 7경기 무승행진(1무6패)에서 탈출하며 침체됐던 선수단 사기도 살아났다. 대구와는 역대전적에서 15승5무2패로 수원의 압도적인 우세지만 늘 껄끄러운 상대였기에 승리는 남달랐다.
수원은 승리를 위해 선수단 스스로 합숙을 자청했다. 윤성효 감독이 요구하지 않았지만 자발적으로 경기 이틀 전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클럽하우스로 모여 훈련하는 등 1승에 대한 갈망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선수들끼리 치열한 논쟁도 벌였다. 매일 저녁 9시 간식 시간에 자유토론을 벌여 전술적인 문제를 이야기했다. 선, 후배 할 것 없이 솔직한 마음을 꺼내며 문제점 찾기에 주력했다.
수원 관계자는 "싸우거나 다투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개개인이 그동안 무엇이 제대로 안됐는지 확인하는 자리였다. 모두 유익한 시간으로 받아들였다. 논의의 장이 대구전 승리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확실한 수원다움을 찾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서포터석에서 응원하며 경기를 관전한 수원 초대 사령탑 김호 감독은 "중앙에서 경기를 풀어줄 사람이 안보인다"라며 플레이메이커 부재를 지적했다.
즉 이용래-오장은으로 구성된 중앙 미드필드진의 역할이 애매모호하다는 뜻이다. 공격과 수비에 대한 명확한 책임이 있어야 하는데 둘 다 상대 압박에 치중하다 지쳐서 전방 공격수와 연계가 이뤄지지 못하거나 수비라인과 간격이 벌어져 상대의 침투로로 이용된다는 의미도 있다.
잦은 횡패스로 공격 속도를 떨어트려 기회를 얻지 못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수원의 18세 이하(U-18) 유스팀 매탄고등학교 고종수 코치는 "수비에서는 완급조절을 위해 횡패스를 시도한다고 해도 공격에서는 과감한 전진 패스가 필요하다. 그런데 횡패스로 공격을 지연시켜 상대 수비가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라며 아쉬워했다.
일단 수원은 명문팀다운 경기력 회복에 기뻐했다. 윤성효 감독은 “수원은 언제든 제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팀”이라며 후반기 대도약을 예고했다. 수원이 K리그 순위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반환점 돌기를 앞둔 K리그에 흥미로운 관전포인트 하나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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