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두산 김광수 감독대행에게서 김경문 전 감독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바로 선수에 대한 신뢰와 믿음. 김 감독대행은 선택을 했으면 끝까지 믿어주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 대상자는 김승회다.
김승회는 17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로 출격한다. 니퍼트, 김선우, 이용찬, 페르난도까지 갖춰진 4명의 선발진 외에 공백이 생긴 5선발 자리에 김 감독대행은 김승회를 선택했다.
김승회는 역삼초-배명중-배명고-탐라대를 졸업하고 2003년 두산에 2차 5라운드, 전체 40순위로 입단한 우완투수. 하지만 아직까지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 체제 하에서도 수 차례 구멍난 선발진을 메우기 위해 등판하곤 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 역시 사실상 뒤진 상황에서 등판하는 계투요원으로 기용되면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김광수 감독대행은 고민 끝에 그를 5선발요원으로 낙점했다. 붕괴된 선발진을 새롭게 추스리기 위한 김 감독대행의 첫번째 카드가 바로 김승회인 셈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김승회에 대한 김 감독대행의 시선. 지금까지 김승회가 보여준 기량은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고, 김 감독대행으로서는 그를 마운드에 올리는 것이 일종의 시험대나 다름없다. 하지만 김 감독대행은 이러한 시선을 단호히 부정했다.
김 감독대행은 "김승회의 기용은 고육지책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믿음으로 쓰는 것이다. 또 기용을 하면 믿어야 한다"며 "믿으니까 엔트리에 넣은 것 아니냐, 기용을 하면 믿어야 한다.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수차례 '믿음'을 강조하면서 김승회에게 힘을 실어줬다. 오히려 취재진에게 "선수기용에 있어서 고육지책이라는 말은 쓰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 감독대행은 한 번 선택한 결정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을 작정이다. 김경문 전 감독의 자진 사퇴 후 첫 경기를 앞두고 그는 "결정을 지으면 밀어붙여야 한다. 결정을 하면 미련없이 실행해야 한다"며 "할까말까 고민을 하면 안된다"고 자신의 색깔을 언급했다.
5선발 자리에 김승회를 낙점한 김광수 감독대행의 선택은 성과를 볼 수 있을까. '한 번 결정을 내리면 믿고 기용한다. 그리고 후회하지 않는다'는 김 감독대행의 스타일이 위기의 두산을 살려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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